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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 휴식을/김진각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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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 휴식을/김진각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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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에 벅찬 감격을 안겨준 황영조선수는 요즘 너무 지쳐버렸다.국민들의 환영 열기와 각계의 뜨거운 성원의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2일 개선한 이래 근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각종 환영행사,TV출연 등의 강행군에 시달리다보니 탈진상태가 돼버렸다.

고향 땅을 밟고도 한시도 쉬지못하는 황 선수의 지금 소원은 「잠한번 제대로 자보는 것」이다.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각계의 후원성금 등 22세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은 상상도 못할 융숭한 대접을 받을때는,그동안 남몰래 기울인 눈물어린 훈련에 대한 보상을 받는듯 보람과 즐거움으로 피곤을 잊을 수 있었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숨돌릴 틈없이 이어지는 「마라톤 환영」은 이제 온몸을 짓누르는 고행이 되고 말았다.

서울에서의 강행군으로 잔뜩 지친 상태에서 강원도로 내려온이후 또다시 4차례나 똑같은 순서로 진행된 「고장 환영행사」에서 황 선수는 그만 파김치가 되어 휘청거리고 있다. 황 선수는 서울 시내를 한바퀴돌던 카퍼레이드가 춘천·강릉·삼척에서 재현되고(그외 지역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꽃다발 더미에 묻히고,기회를 놓칠세라 「얼굴 내밀기」를 즐기는 국회의원·기관장 등의 악수공세와 사진찍기에 지친 웃음이나마 잃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환영인파의 아우성을 견뎌야 했다.

19일 상오 그렇게 가보고 싶던 삼척군 근덕면 장곡리 고향마을 방문에 앞서 강릉·삼척에서 있은 7시간여의 환영행사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황 선수는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던 그때의 늠름한 모습은 간곳없이 몸은 수척해지고 「건각」은 불안하게 흔들려 보였다.

『귀국이후 제대로 잠자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위에서 두발 뻗고 잠자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런 식의 환영행사를 계속하다가는 없던 병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황 선수를 동행했던 한 측근은 정말 안쓰럽고 딱하다는 표정이다.

서울서의 환영행사는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4번이나 열린 강원도내에서의 환영행사는 지나친 것이 아닐까.

4년후 아틀랜타 메인스타디움의 영광을 위해서는 끓는 냄비같은 한때의 요란한 환영행사가 아니라 내일의 훈련을 위해 그를 쉬게하는 것이다.<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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