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출손 최대액수… “기초과학 발전 지원”/1·4후퇴때 월남… “사회환원” 소신 실천자수성가한 기업인이 평생 모은 재산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희사하고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월 간암으로 타계한 홍산 김홍기씨(향년 71세)는 유언장을 통해 알뜰히 모은 재산중 1백10억원을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기초과학 기술분야의 우수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김씨는 유언장에 『일정규모 이상의 재산은 사유재산이 아니므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며 『재단법인 홍산과학장학회를 만들어 기초 과학분야의 우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라』고 명시했다.
이에따라 칠보물산 이사인 장남 김상우씨(34)는 지난달 「재단법인 홍산장학재단」을 설립,현금 40억원과 7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홍산장학재단은 앞으로 이 기금으로 기초과학 분야의 대학생과 실업 및 과학계열 학생들중 우수학생을 선발,장학금을 지급하고 학술연구비와 교육기관에 대한 과학기자재 지원과 오산학생과학기술상을 제정하는 등 고인의 유지를 잇게 된다.
1921년 함남 원산에서 태어난 김씨는 만주 신경시립공업학교를 졸업,1·4후퇴때 단신 월남한뒤 무역회사인 칠보물산과 인쇄회사 등 7개 기업을 창업,기반을 닦았다.
가족들을 기업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시키는 등 기업의 소유와 경영분리 원칙을 실천한 김씨는 『기업으로 번 재산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소신을 평소 입버릇처럼 밝혀왔다고 한다.
홍산장학회의 장학금 규모는 개인이 출연한 것중 최대 액수이고 법인 재단을 포함해도 두산그룹의 연강재단(3백24억),삼미그룹의 삼미문화재단(1백18억원) 다음의 규모이다.
김씨가 특히 기초과학분야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도록 한것은 과학기술 발전만이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신념 때문. 김씨는 인쇄공장을 가동하면서 대부분 일제기계에만 의존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우리 기술로 우리 기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다.
김씨는 2년전 간암선고를 받고 서울대 간연구재단에 연구기금으로 8천만원을 기증하기도 했다.
김씨의 유족은 미망인 엄순녀씨(64)와 장남 김상우씨 등 2남2녀가 있다.<김철훈기자>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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