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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교포 부부「모국참변」/「청룡열차」치여 남편 숨져(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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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교포 부부「모국참변」/「청룡열차」치여 남편 숨져(등대)

입력
1992.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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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더우가 기승을 부리던 16일 상오 11시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청룡열차 궤도 앞에서 중국교포 2세 김옥선씨(38·여)는 피투성이가 된 남편 이응관씨(39)를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고향에 떼놓고온 어린 남매는 어찌하라고 먼저 간단 말입니까』

이씨는 이날 부인 김씨와 친지들에게 좀더 멋진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청룡열차 선로옆 분수대로 넘어들어가 사진을 찍다 쏜살같은 속도로 지나치는 청룡열차에 빨려들어가 참변을 당했다.

사진포즈를 취하고 있던 부인 김씨 등은 쓰러지는 이씨를 보고 놀라 달려갔지만 이미 이씨는 처참한 모습으로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중국 요령성에서 농사를 짓던 이씨 부부는 교포들과 마찬가지로 「돈을 벌겠다」고 한국에 왔다.

먼저 비자를 받은 부인 김씨가 지난해 9월에 한국에 건너와 강남의 한 음식점에 일자리를 잡아 제법 돈을 모았고 뒤늦게 기회를 얻은 남편 이씨는 지난 4월 배편으로 입국한 뒤 건설공사장에 취업해 목돈을 쥐려고 힘겹게 일해 왔다.

부인이 일하는 음식점 구석방에서 숙식하면서 어렵사리 돈을 모은 이들 부부는 부인 김씨의 비자만기가 이달말로 다가와 이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제일 그럴듯하다는 롯데월드를 구경왔다가 기념사진을 찍던중 변을 당했다.

『먼저와 고생한 저를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멋진 곳을 구경시키겠다고 오늘 이곳에 나왔었다』고 울먹이던 김씨는 『우리도 한글을 읽을줄 아는 조선족인데 사고 당시 위험표지판하나 없던 곳에 「위험」 안내판을 뒤늦게 세워놓고 일방적으로 우리 잘못으로 몰아세우는 업자들의 뻔뻔함에 기가막힌다』며 몸부림쳤다.<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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