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 합류·NAFTA합의 청신호/클린턴측 「자유주의」에 「초보수」로 맞서【휴스턴(미 텍사스주)=정일화특파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부터 나흘간 자신의 터밭인 텍사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올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따내기 위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다.
최근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를 고비로 이제까지의 수세를 벗고 백악관 수성을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현재 부시의 인기는 20∼30%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는 50∼60%의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클린턴과 현격한 차이다.
무엇보다도 경제정책의 실패가 부시의 인기를 바닥에 붙잡아 매놓고 있는 주범이다. 미국의 대외부채는 4조달러,향후 5년간 정부재정 적자는 적어도 2천억달러,그리고 현재의 실업률은 10%를 육박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가득하다. 부시가 지난 4년간 뭘했으며 뭘하려 했느냐를 따지기 전에 4년전보다 사는 형편이 오히려 나빠진데 대한 일종의 반감이다.
로스 페로가 한대 부시와 클린턴을 앞서 단연 대통령후보 제일인자의 자리에 올랐던 배경도 뭔가 변화를 원하는 국민심리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시는 적어도 두가지의 성공조짐을 갖고 휴스턴 전당대회에 임한다.
베이커의 백악관 이동으로 백악관 참모와 선거운동 참모 사이에 퍼져있던 불신과 반목은 한꺼번에 풀어져 버렸다. 일단 선거운동 하부조직으로 명령이 전달되면 그것은 권위를 갖고 실행되게 됐다. 공화당 선거운동책들은 베이커의 선거전 돌입으로 「자신감」과 「권위에 대해 복종심」을 다같이 갖게 됐다고 말한다.
베이커는 직접 선거운동 하나하나를 지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부시의 선임 자문역으로서 대통령 권위를 밀고,백악관 비서실장으로서의 지휘력을 다같이 동원해 티터 선거 본부장을 밀 예정이다.
스키너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불협화음이 종종있던 부시 선거본부로서는 천만다행한 일이다. 베이커 권위에 의해 티터 본부장이 지원받는다면 하부조직 통솔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둘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합의이다.
지난 12일 캐나다,멕시코와 함께 합의한 NAFTA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가 좋아진다』는 싱당한 희망을 유권자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우선 현실적으로 슈퍼마켓에서는 야채값,과일값,농작물값이 떨어진다. 옷값도 상당히 싸지고 있다.
멕시코산 농작물에 대해 최고 10%까지 관세를 매기던 것이 NAFTA협약으로 관세가 철폐돼 이들 농산물이 보다 빠르고 싼값으로 미국시장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전자상품,자동차,컴퓨터 산업계는 앞으로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는 캐나다,멕시코 시장을 보고 마치 허기진 배를 채울만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부시는 휴스턴대회를 불과 1주일 남겨놓고 까다로운 낙태법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마치 퀘일 부통령이 1개월전 그랬던 것처럼 만일 자신의 손녀가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된다면 손녀를 위로하고 결국 그녀의 의견에 따라 낙태문제를 결론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공화당내의 낙태 찬성론자들을 안심시켰다. 대통령 부인 바버라 부시도 13이 기자회견에서 『낙태문제는 반낙태론이든,찬낙태론이든 공화당 전당대회와 같은 정치무대에 들어오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강경주의에서 약간 누그러진 것이다. 그러나 17일부터 전당대회 현장에서 열린 당 정강정책 토의모임에서나 20일 있을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초보수주의」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고어 민주당 후보팀을 「자유주의자」로 몰고가려면 현재의 보수주의 노선을 보다 강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나흘간의 전당대회 기간중 부시가 미국 유권자에게 어떤 확신을 심어주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운명은 결정된다.
만일 전당대회이후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인기도가 클린턴과 동점이 되거나 이에 근접한다면 그의 재선은 거의 확실해 질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