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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의 혼 다시 뛴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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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의 혼 다시 뛴다(사설)

입력
1992.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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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거둔 빛나는 성과를 후광으로 이번 광복절의 감회는 한층 새로웠다. 온갖 고난과 시련을 겪고 이겨내면서 세계속의 한국으로 떳떳하게 자라났음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자기 스스로를 지키고 더욱 키워갈 능력이 있음을 확신한다.스페인에서 열린 올림픽은 자칫 망각에 묻혀버릴 뻔한 귀중한 과제를 우리 앞에 부각시켰다. 연거푸 울려 퍼진 애국가의 선율이 고 안익태선생의 숨결과 혼을 다시 불러 일으킨 것이다. 마요르카엔 한국 예술인의 자취와 꿈이 남아있다. 그것을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한국일보 특별취재단은 이 부끄러운 망각을 깨뜨렸다. 애국가 작곡자인 고인의 유가와 미망인의 궁색한 형편이 보도되자 국민의 관심이 달아올랐다. 선구자의 유품이 정성스레 보관된 유가는 마땅히 문화적 기념관으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뜻이 하나의 물결을 이루게 되었다. 미망인의 여생도 무관심으로 덮어둘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민족문화의 유산은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모두 우리가 아끼고 지켜야할 자산임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상해 임시정부 청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도산 안창호선생 유적을 비롯,세계 곳곳에 민족의 유산이 흩어져 있음은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어느것 하나 귀중하지 않은게 없다. 같은 맥락에서 안 선생의 유가를 기념관으로 갖춘다면 스페인에도 한국의 얼이 살아남는 것이다. 마요르카엔 이미 안익태거리가 있으니,기념관이 자리잡는다면 금상첨화격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되면 마라톤의 쾌거로 장식한 몬주익 경기장과 마요르카는 두고 두고 기리고 기억할 한국인의 명소가 될 것이다.

뜻깊은 광복절을 맞아 한국일보사는 안익태 기념사업을 위한 유가 보존과 유족돕기 기금모금을 펼친다. 정부의 적극 지원도 그렇지만 순수한 민간의 정성이 바람직하다. 소박한 성의가 곧 자랑스런 민족애이며 예술에 대한 애정임과 동시에 문화국민의 긍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금마련의 불길은 한국일보 보도와 더불어 벌써 점화되었다. 관심이 모아지면 목표가 달성될 것은 확실하다. 티끌모아 태산을 만드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활발한 참여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문화국민과 문화유산에 대한 각성을 다시 다짐하고자 한다. 광복 반세기의 시점이 눈앞에 다가온다. 그동안 우리는 세월을 허송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났다. 저력이 있으면 어떤 난관도 두려워할 까닭이 없다. 그 힘을 다시 한번 보여주면 된다. 마요르카의 우수는 이만한 열기에 사라질 것이며 애국가의 얼이 힘차게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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