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금융부담… 제조업 “수렁”/수출부진·원자재값 상승도 한몫/건설업 호조로 「비제조」는 급신장/전기료 인상 한전 54%·이동통신 83% 성장 “눈길”12월말 결산 상장법인의 영업실적 분석결과,가장 큰 특징은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와 비제조업의 급신장이다. 제조업체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14.7%나 감소,「속빈 강정」의 꼴이 됐다. 제조업의 순이익이 절대규모에서 줄어든 것은 지난 89년 반기실적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산업성장을 주도했던 내수부문이 업체간의 경쟁심화로 올들어 부진한 영업실적을 기록한데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주도해왔던 가전 철강 자동차 등이 수출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작년비 0.4%P나
제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데는 이와같은 시장여건의 악화이외에 과중한 금융비용 부담이 한몫을 했다. 전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율(매출액대비 금융비용)은 88년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도 5.3%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4.9%)보다 0.4%포인트가 높아졌다. 매출액이 늘어도 금융비용이 그보다 더 늘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의 금융비용 부담률은 지난해 상반기 5.7%에서 올상반기 6.7%로 1%포인트 높아진 반면 비제조업은 지난해와 같은 3.9%를 나타내 제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드러났다.
○제약·제지 특히 부진
제조업중에서도 전형적인 내수업종인 제약 음식료 제지의 경우 매출증가율이 전체 산업평균을 밑돌았으며 순이익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약업은 설비투자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와 경쟁심화에 따른 할인매출 증가로 ▲음식료산업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제지산업은 공급과잉 심화에 따른 출혈경쟁과 국제 펄프가격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회된 것으로 분석됐다.
○가전경쟁력 악화
수출산업의 경우 섬유업을 제외하고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최대의 수출산업인 전기·전자산업은 컴퓨터 주변기기와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판매호조로 매출이 크게 늘었으나 가전부문의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순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섬유 조립금속 가죽 의복 등 경공업 제품은 수익성이 괜찮았는데 이는 중국 홍콩 등 동남아 시장에 대한 수출호조와 함께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세 지속,대규모 투자의 일단락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공지출 힘입어
반면 비제조업은 도매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매출과 순이익 모두 급신장했다. 건설업의 경우 사회간접자본 확대로 인한 공공부문의 토목공사 증가로 정부의 건설경기 진정방침에도 불구하고 매출·순이익 모두 크게 늘었다. 또 전기·통신부문의 수요가 급증,비제조업 부문 수익성 호전에 큰 몫을 했다. 한전은 전력수요 증대와 전기료 인상으로 순이익이 54.6%나 늘었고 한국이동통신도 83.0%의 급증세를 나타냈다.
주요기업의 영업실적을 보면 외형면에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가 각각 5조7천2백21억원,5조5천8백8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1·2위를 지켰고 대우와 한전이 각각 3·4위로 한단계씩 올라선 반면 포항제철은 3위에서 5위로 밀렸다.
○제일은행 5위로
순이익 부문에서는 지난해 13위를 기록했던 제일은행이 5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10위 이내에 4개의 은행이 들어왔고 한신공영과 한국이동통신도 각각 88·16위에서 1년 사이 6·10위로 올라와 눈에 띄었다.
매출액 증가율면에서는 한라시멘트가 1백99.3%로 가장 높았고 삼부토건(1백23.6%) 대유통상(1백20.9%) 고려개발(1백16.1%) 등이 1백% 이상의 외형 신장세를 나타냈다.
순이익증가율은 대한중석이 1만3천5백36%의 초고속 신장세를 나타냈고 진도패션(9천9백%) 대림통상(3천2백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김상철기자>김상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