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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의 선택/경제블록화 시대(북미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파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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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의 선택/경제블록화 시대(북미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파장:중)

입력
1992.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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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발언권 강화등 “최대수혜”/부시도 대선입지 강화 큰몫 기대【뉴욕=김수종특파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피상적인 보호주의 맥락으로 보다는 북미 3국이 처한 경제정치적 상황의 시대적 산물이라는 관점서 이해할만하다. 왜냐하면 근래들어 기업운영은 국경개념을 뛰어넘는 지구화(Globalization) 추세로 달리고 있으며 이 협정은 이를 잘 설명하는 대목인 것이다.

북미자유무역 협정의 중심은 미국이지만 중요한 촉매제는 멕시코라고 할 수 있다. 결코 미국이 먼저 제의해서 성사가된 협정이 아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 통치엘리트에 의한 발상의 대전환이 거대한 북미경제권 형성의 기폭제가 되었다.

멕시코는 미국과 3천㎞의 국경을 맞대고 있으나 정치 경제 문화 역사적으로 방어적인 내셔널리즘의 틈에 얽매여 미국을 배척해왔다.

그러나 멕시코는 80년대 들어 석유값이 급락하고 외채위기가 몰려옴으로써 국가경제가 파탄위기에 빠졌다. 당시 미구엘 대통령은 멕시코가 살길은 수출이라는 사실을 한국 등 아시아신흥공업국으로부터 터득하고 바로 인접한 미국시장 접근이 멕시코의 희망임을 인식했다.

미구엘의 정권을 인수한 살리나스 대통령은 지난 89년 멕시코 경제발전의 희망을 미국에 걸고 엄청난 반대세력의 저항을 국민적 인기로 누르며 정치적 도박을 걸었다. 즉 멕시코와 미국이 궁극적으로 관세장벽을 완전히 없애고 물자와 사람의 왕래를 자유롭게하는 북미 자유무역 협정을 맺자고 제의했다.

살리나스의 제의에 대해 반대파는 「문화예속」 「주권의 약화」 등을 들어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살리나스 정부는 이 협정이 실현되면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멕시코에 외국투자가 활발해지고 방대한 미국시장을 개발할 경우 멕시코의 경제는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1인당 국민소득이 2천달러 수준인 멕시코가 이 협정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유럽공동체(EC) 일본 캐나다 등 경제선진국에 버금가는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소득도 클 것이란 계산이었다.

실제로 NA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이후 멕시코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2백억달러 이상이며 대미수출 확대 등으로 멕시코 경제는 협정이 발효되기도전에 생기를 되찾았다. 이번 협정 합의는 살리나스 정치도박의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는 멕시코의 영웅이될 전망이다. 어느 학자는 멕시코의 미국에 대한 개방정책을 19세기 일본의 개방정책에 비유하기까지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최대수혜자는 멕시코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NAFTA를 가속시킨데는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이해도 큰 몫을 했다. 부시의 표밭인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는 자유무역협정의 최대 수혜지역이 된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이들 지역의 골치덩이인 불법이민이 줄어들고 미­멕시코 국경을 중심으로 각종 시설과 서비스업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부시로서는 그의 장점인 외교를 미국의 국익에 연결시키는 구체적 업적으로 이 협정을 내세우고 싶어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와 북부의 공업지역 사람들은 이 협정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저렴한 멕시코 노동력을 찾아 공장을 옮기면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의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조차 이 협정에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다. 따라서 이 협정의 미국의회를 통과하기까지에는 많은 고비가 남아있다.

그러나 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이 협정을 폐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여론이다.

캐나다는 멕시코와의 교역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이 협정에 임해왔다. 단지 미­멕시코 자유무역 협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고립을 유발한다는 우려때문에 참여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인 글로브메일지는 13일자 사설에서 역사적으로 볼때 캐나다에 이익이 된다는 논지로 여론을 수렴시켜 가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의 경우는 11월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지켜보고 의회비준을 거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발효중인 미국 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이 캐나다의 당초 우려와는 달리 캐나다에 손해를 준 것이 없다는 평가로 안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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