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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죽음 하루 37명씩(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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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죽음 하루 37명씩(사설)

입력
1992.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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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발표한 91년 교통백서에 따르면 91년 한햇동안 전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3천4백29명의 하루 평균 36.8명의 귀한 인명이 허망하게 희생되었다고 한다. 인구 10만명 기준 31.1명으로 남아프리카(36명),포르투갈(31.6명)에 이어 세계 3위이며 자동차 1만대 기준 32명으로 이 역시 세계 9위이다. 총발생 건수 26만5천9백44건,부상 33만1천6백10명 등 「교통사고 왕국」을 나타내는 수치는 여전하다.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은 질병에 의한 사망과는 달리 예고나 조짐도 없이 불시에 돌발적으로 닥치는 특징을 지닌다. 허망하기도 하려니와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회중심층의 활동을 단절시키고 미래의 주역으로 촉망되는 청소년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가기 때문에 그 피해 또한 엄청나고 참혹스럽다. 윤화발생률을 사회의 선진성과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삼는 것도 바로 그러한 연유에서다.

90년 한햇동안 교통사고가 전해(89년)에 비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되어 이같은 감소현상이 교통문화 정착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으나,기대와는 반대로 91년에는 90년에 비해 발생건수로는 4.2%,인명피해로는 9%나 크게 증가했다는 뜻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더욱이 교통사고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음주운전 단속강화,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등 교통안전대책이 나름대로 정비되었는데도 교통사고가 감소에서 급증으로 반전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사고발생 증가율이 4.2%인데 비해 인명피해 증가율이 2배가 넘는 9%에 이른 것에는 우려의 차원을 넘어 전율을 느끼게 된다.

이는 교통사고와의 전쟁,교통안전 대책의 정비강화가 한낱 일과성 구호에 그치고 교통문화 정착이라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수도서울을 비롯한 도시의 도로율이 엄청나게 낮고 자동차 보유 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기존도로 역시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과학적인 설계가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등 우리 교통여건은 열악하기 이를데 없다. 또한 이같은 열악한 교통여건이 단기간내에 혁신적으로 개선될 전망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열악한 교통여건을 탓하고 있을 수만도 없는데 우리의 현실적 고통이 있다.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워낙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서두르지 않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교통문화의 정착이다. 91년 교통사고의 원인중 60.7%가 인전수칙 불이행이고 5.7%가 안전거리 미확보로 분석되었다. 3분의 2에 가까운 사고가 안전수칙을 충실히 따르지 않은 부주의 운전과 난폭운전에서 비롯되었으니,규칙지키기 교통문화만 정착된다면 교통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도 있다는 결론이 가능한 것이다.

나와 이웃의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교통문화를 하루 속히 정착시키는 획기적인 정책의지와 대책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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