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저렴·미국시장 공략 교두보로 각광/미·일 등 동남아 현지공장 이전작업 한창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타결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을 통합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 탄생이 예고되면서 멕시코가 새로운 세계공업생산기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가 미국시장을 겨냥한 수출 교두보 내지는 생산기지로 떠오르면서 세계굴지의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멕시코로 진출하는 투자러시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일본 EC(유럽공동체) 등 주요 선진공업국의 제조업체들은 NAFTA가 논의되기 시작한 단계에서부터 멕시코 진출을 서둘러 이미 많은 기업들이 현지공장을 운영,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시 이들 기업은 멀지않은 장래에 NAFTA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전망,대규모 투자를 서둘렀는데 이같은 경영전략이 적중,튼튼한 교두보를 선점한 결과가 됐다.
멕시코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기계공업의 꽃이라는 자동차공업분야. 미국의 3대 자동차 메이커인 빅3(GM·포드·크라이슬러)는 현재 60여개의 부품조립공장과 1백50여개의 하청공장을 멕시코내에서 가동하고 있다. GM은 약 5만6천여명의 현지인을 고용,멕시코 민간기업중 최대의 고용규모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일본의 닛산(일산) 자동차 등도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멕시코 상공업 개발부에 따르면 이들 5개 자동차회사의 향후 5년간 신규 추가 투자계획액이 40억달러를 넘는다는 것. 미국기업들은 동남아에 있는 하청공장을 아예 멕시코로 옮겨버리는 사례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적인 통신기기회사인 AT&T사이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에 있는 무선전화기 수리공장을 통째로 멕시코로 옮겨 버렸고 동남아의 다른 생산라인 확장계획도 백지화하고 멕시코 투자를 검토중이다. 스포츠의류 생산업체인 오디세이사도 생산거점을 현재의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멕시코로 바꾸기로 하고 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의 전자산업 대표들도 최근 멕시코를 방문,현지기업인 및 당국자들과 진출 확대방안을 협의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역을 따라 2천마일에 걸쳐 산재해 있는 마킬라도라(국경보세구역)에는 2천1백여개의 외국 현지공장이 설립되어 가동중이다. NAFTA 타결로 외국기업의 멕시코 진출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미국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개도국,특히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주종품인 자동차와 전자분야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진출의 이점은 무엇인가. 우선 세계최대의 수출시장인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관세없이 수출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다. 여타 경쟁국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우위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강력한 이점이다. 비관세장벽도 없다. 또 인건비가 엄청나게 싸다. 마킬라도라지역의 경우 시간당 임금이 1달러50센트 수준이고 멕시코 시티부근도 5달러 안팎이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회사가 멕시코에서 소형차를 생산한다면 대당 원가가 1천달러 정도 절약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NAFTA 체결이후 강화될 북미지역의 무역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멕시코와의 양국 투자보장협정을 추진하는 등 국내기업들의 멕시코 진출을 적극 장려한다는 방침이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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