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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파장(경제블록화 시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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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파장(경제블록화 시대:상)

입력
199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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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판도 대변혁 예고/북미·유럽·아주로 대분할/“자유무역주의”입지 위축【동경=이상호특파원】 미·캐나다·멕시코 3국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합의는 소련 소멸로 상징되는 냉전이후의 세계가 본격적인 「경제전쟁」에 돌입했음을 확인시켜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NAFTA합의는 세계를 북미·유럽공동체(EC)·아시아의 3대 경제권으로 블록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지역중심주의의 추세가 더욱 심화되어 각 지역 경제권 내부와 인근 역외국가들 사이의 소블록화도 촉진될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합의는 특히 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쳐 이 지역의 경제블록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우선 미·가·멕시코 등 3국만으로도 인구 3억6천만명,국민총생산(GNP) 6조3천억원달러의 세계 최대시장을 이루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알래스카부터 남미대륙 최남단까지」를 포괄하는 거대 경제권을 지향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미 지난 90년 6월 남미 각국의 정·재계 요인들을 맥악관에 초청,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남미 각국도 이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이후 중남미 각국간의 지역경제 통합 움직임은 매우 활성화됐다. 즉 91년도 들어서만 ▲멕시코·중미 5개국에 의한 자유무역지대설치 합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의 남미공동시장 설치 선언 ▲베네수엘라 멕시코 콜롬비아 등 3국의 관세철폐 합의 ▲콜롬비아 페루 등 안데스그룹 5개국의 안데스 공동시장 재건 합의 등으로 이어졌다.

유럽은 이미 유럽공동체(EC)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이 합쳐 내년부터 유럽경제지역(EEA)으로 변신할 준비를 끝냈다.

이에비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각종 제안·구상만 무성할뿐 구체적인 기구나 협정은 거의 없는 상태다.

아시아의 경우 지난 89년 EC통합에 대항해 생긴 한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아세안 6개국이 참가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APEC) 정도가 있을뿐이다.

그러나 아시아에도 많은 구상이나 제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말레이시아가 제안한 「동아시아 경제회의(EAEC)」. 이는 APEC에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을 제외하고 중국 홍콩 대만을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이같은 「비백인 동맹」은 미국의 반대와 일본의 망설임으로 별 진전을 못보고 있지만 이번 북미 협정을 계기로 논의가 구체화될 전망이 뚜렷하다.

또 최근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한국 북한 일본 중국 소련을 포함한 환동해경제권 ▲중국 남부 및 홍콩 마카오 대만을 연결한 대중화 경제권 ▲동남아시아의 화교와 중국 대만 홍콩을 포함한 화교경제권 등도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방안 모색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이해관계가 더욱 밀접한 지역·국가간의 소그룹화,기존 중소 경제권의 확대 및 개편 등 생존을 위한 소블록화가 크게 전척될 전망이다.

비아랍 이슬람국가인 이란 터키 파키스탄 등으로 구성된 경제협력기구(ECO)에 구 소련연방의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멘 등이 가세한 인구 약 2억4천만명의 거대한 「서아시아 경제권」도 구체화되고 있으며,구 소련의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경제권에 중국이 참여하는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

독일 및 스웨덴 등 북유럽과 발트 3국,러시아 폴란드 등 10개국은 지난 3월 발트해 경제권 창설에 합의했다. 그런가하면 한국과 일본·중국의 일부로 구성되는 환황해경제권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세계는 북미·EC·아시아 등 3대 경제권을 중심으로 수많은 중소 경제권이 서로 엉키는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냉전시대의 종식이라는 국제정치 질서 개편에 뒤이어 새로운 경제질서가 점차 정착돼가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이라는 「이상」과 이에 어긋나는 블록화의 「현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무역국가인 우리로서 최대의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북미자유무역협정 합의는 한국에게 시련과 대비책을 촉구하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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