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앞둔 부시 “하나의 미국” 서둘러 추진/북미지역 역외국가 “엄청난 불이익” 예상LA폭동 사건이 터지기직전인 4월말 미국의 TV와 방송은 북미자유무역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약칭 NAFTA)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대대적을 내보냈다.
보통 부드러운 주제를 즐겨 다루는 라디오 토크 소에서도 「NATFTA란 무엇인가」라는 대담프로가 선을 보였다. 몇몇 TV에서는 「남쪽으로 간다(Heading South)」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여기서 남쪽은 물론 멕시코다.
NAFTA를 알리기 위한 미국 언론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미국인은 아직도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북미에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 출현하고 싼 임금을 노린 미국기업이 남쪽(멕시코)으로 옮겨갈거라는 정도가 고작이다.
사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발표한 NAFTA 합의성명을 들와봐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초안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선거를 앞둔 부시가 자신의 장기인 외교력을 과시하기 위해 NAFTA 체결합의 발표를 서둘렀다는 지적도 있다. 내달초 부시 대통령이 초안을 의회에 보내면 90일간의 심의를 거쳐 내년초에나 의회의 승인이 떨어질 전망이다.
물론 심의 과정에서 초안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크다. 11월초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당선되면 수정폭은 한결 커진다. 노조와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그만큼 많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협정이 발효되면 『NAFTA는 결코 또 하나의 무역장벽이 아니다』라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역외 국가들은 북미시장 진출에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NAFTA는 무엇보다도 유럽공동체(EC)에 대항하기 위한 무역장벽이다. 미국과 캐나다가 89년 체결한 쌍무협정에 멕시코가 가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하나의 유럽」에 맞선 「하나의 미국」을 만들자는 발상이다.
유럽처럼 국경을 허물어 인적·물적교류를 가속화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NAFTA가 발효되면 멕시코의 운전사가 논스톱으로 뉴욕까지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게 된다.
지금처럼 미국멕시코 국경까지 싣고와 미국쪽 국경에 기다리고 있는 미국 화물차에 짐을 옮겨 싣는 거북스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양국간에는 트럭운송뿐만이 아니라 철도나 항만도 하나로 연결된다.
북미 3국간에 재화와 용역의 흐름이 이처럼 자연스러워질수록 역외 국가가 그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따라서 지금은 미국과 캐나다 기업의 「**행」을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을때가 아니다. 우리 기업은 북미3국이 그들의 무역장벽을 더 단단히 쌓기전에 멕시코와 미국간의 국경도시에 조성되고 있는 공업단지에 대한 투자와 진출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
이미 미국 남동부의 일부 도시에서는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체의 임직원과 자녀를 위한 영주권 취득과 주택 및 학교 건립 등에 헤택을 주겠다고 제의하는 곳도 있다.
미국 교포 실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정부가 불황에 허덕이는 한국의 중소기업체를 멕시코와 미국간의 국경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시켜 「NAFTA 붐」의 과실을 챙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NAFTA를 나쁘다고 욕만하고 있을때가 아니다.<이상석기자>이상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