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대표」로 범여결속 과제/「6공 차별성」 수위조절 고심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가 13일 하오 주례회동을 갖고 민자당 지도체제 개편문제를 최종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역학 구도 및 향후 정국운영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총재직을 이양받게됨에 따라 총재와 후보직을 겸직함으로써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 권력구도」가 형성될 것이 분명하다. 이로인한 신구세력간에 관계설정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노 대통령과 김 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지도체제 개편문제를 매듭지음으로써 민자당은 오는 28일 중앙상무위를 소집,김 대표를 총재로 선출하고 노 대통령을 명예총재로 추대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김 대표는 3당 합당후 2년6개월만에 총재직을 승계하는 셈이다.
그동안 당내에서 논란을 빚었던 대표승계 문제는 김종필 최고위원을 대표로 지명하고 박태준 최고위원을 다시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선에서 매듭이 지어졌다.
김 대표는 대표지명 문제를 놓고 그동안 김·박 두 최고위원을 검토해왔으나 결국 「신의」를 중시,JP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말해 대선득표 전략 측면에서 범여권 결속 등을 고려할때 박 최고위원의 대표 지명도 제기되긴 했으나 3당 합당정신과 지난 5월 경선때의 양자간 약속을 감안,JP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정계를 비롯한 범여권 결속 등을 감안해 박 최고위원의 위상을 어떤 형태로든지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초 검토했었던 최고위원 증원방안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JP를 대표로 지명하는 대신 민정계 및 순수여권 흐름을 고려해 박 최고위원을 대통령 선거 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않다.
때문에 이날 회동서도 이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선거대책위가 오는 10월께 발족되는만큼 추후 결정키로 일단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총재직을 맡게되면 그동안 노 대통령과의 협력·밀월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되는 부분의 하나다.
물론 김 대표로서는 연말 대선때까지 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야 「최종목표」에 착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 경우 정치자금 및 범여권의 조직가동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입지와는 별개로 김 대표는 집권당 대통령후보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하고 「온건개혁노선」을 표방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말해 김 대표는 대선득표 전략차원에서 6공 정부 및 노 대통령과 일정거리를 두어야 하며 때에 따라서는 차별성을 부각시킬 필요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미 여권 핵심부와 김 대표측과는 노 대통령과 김 대표와의 관계설정 및 6공 정책에 대한 비판수위조절 문제를 놓고 심도있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김 대표와 그의 주변에선 이에따른 움직임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흔적이 엿보이고 있다.
이와관련,여권 핵심부가 8월 국회에서 지자제법 강행처리를 당쪽에 강하게 요청했으나 결국 이를 수용하지 않고 양 김 회담을 통해 유보한 것이나 제2이동통신 연기요청을 한 대목 등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주례회동에서 선경에 대한 제2이동통신 선정은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약할뿐더러 대선득표 전략상 불리하다는 점을 들어 차기정권으로 이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건의를 재차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한 노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체신부가 오는 20일 선정을 최종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운것을 감안하면 이로인한 당정간의 갈등이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권핵심부도 김 대표의 득표전략 차원에서 일정의 거리유지와 차별성을 방기하겠다는 입장이나 「여론공세」 시기만큼은 가급적 늦춰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권 핵심부는 지난 87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 후보간에도 차별성 부각에 따른 양자간의 묵계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때와 상황이 다르며 차별성 강조보다는 범여권 결속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김 대표측은 당시에는 6·29선언이라는 충격적 여론흡수 효과가 있었으나 올가을 대선정국의 경우 정부의 단체장 연기조치이후 파행정국이 지속되고 있고 잇따른 경제실정에 따라 정부와 일정한 선을 긋지 않으면 대선지지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들어 여권 핵심부에 이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측은 현재 범여권 결속과 차별성 부각이라는 양면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측의 차별성 부각시기는 총재직 이양직후인 9월초부터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그의 총재수락 연설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표의 차별성 부각 등 이미지 강화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양자간 세심한 조율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간의 협의과정과는 별개로 김 대표를 정점으로한 민자당의 개혁노선과 기존세력의 보수성향 사이에 예기치 못한 갈등기류가 서서히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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