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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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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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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이란 미루는 것보다 잘못된 것이라도 내리는게 오히려 낫다』는게 트루먼 전 미 대통령의 신념이었다고 한다. 최근 간행된 전기를 보면 2차대전말의 원폭투하,6·25 때의 신속한 유엔군 참전과 맥아더 원수 해임 등의 결단으로 우리와 인연 깊은 트루먼은 잘 잘못을 떠나 결단을 내려야만 일에 부딪쳐야 고쳐나갈 수 있는 길도 열린다고 술회하곤 했다는 것이다. ◆오늘에 와서 명대통령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자신의 신념에 비춰 모처럼 결단을 내렸다가도 부끄러움도 없이 슬그머니 결단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짓거리를 과연 어떻게 볼까 한번 생각해 본다. 틀림없이 그는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그 무책임성을 준엄하게 질책했을 것이다. ◆결단을 내렸다 유야무야 되돌려 버린 그런 본보기로 최근 떠 오르는 인물이 있다. 안필준 보사부장관이다. 안 보사는 대군을 호령하던 4성 장군출신으로 국민건강을 책임질 막중한 보사행정전문가는 분명 아니지만 지휘관 경험엔 이골이난 처지. 그래서 그런지 전국을 들끓게 한 메탄올파동이 났을때 「고질적 비리와 유착관계를 뿌리 뽑겠다」며 장관이 전례없이 직접 검찰수사를 요청하고 관련 책임자들을 직위해제시키는 등 저돌적 용감성을 발휘했었다. ◆그런데 그후 메탄올파동은 어찌됐던가. 보사부 자체감사도 검찰수사도 모두 당초 일대 결단으로까지 여겨진 국민적 기대완 너무나 달리 기술적·우발적 실수일뿐 법률적 잘못은 없다는 면죄부 씌워주기로 끝났다. 그리고 지난 10일 안 보사는 자신의 결단을 뒤집는 마지막 수순을 넌지시 밟았다. 직위해제했던 두 간부를 복직시킨다고 태연히 발표했던 것이다. ◆그리고보면 메탄올 파동으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고 장관의 결단도 「도로아미타불」이다. 이런 마당에 국민앞에 한 안 보사의 보사·약무 행정쇄신을 아직도 기대하는 사람이 남아있을까. 하지만 더욱 깊어진 국민적 불신에다 결단을 태연히 되돌린 그 무책임의 책임은 또 어쩔 것인가,안 보사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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