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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충돌 「특위」로 일단 차단/양김 회담이후 정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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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충돌 「특위」로 일단 차단/양김 회담이후 정국 전망

입력
199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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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결론없이 「시간벌기」 봉합/「YS총재」후 본격 절충 벌일듯11일의 김영삼·김대중 양김 대표회담은 정국이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를 둘러싸고 무한대결로 치닫는 바람에 우려되던 「정치 유실사태」가 일단 예방되었다는데 우선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대선이라는 본게임을 앞두고 있는 8월 정국은 국회에서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파국상태를 우회해 「정치복원」의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자치단체장 선거문제와 원구성 문제에 대해 아무 결론이 나지 않았고 시간을 벌기위한 특위구성만이 합의되었다는 사실이 말해주듯이 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한 줄다리기는 본격적인 협상국면에 들어선 느낌이다. 그동안 여야는 서로의 물러설 수 없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정면대치를 해왔을 뿐이다.

노련한 정치 승부사인 양김씨는 한번의 만남으로 판가름짓기에는 사안의 비중이 너무나 큰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를 결론을 유보한 봉합의 형태로 놔둠으로써 회담결렬이 가져올 여론의 비난을 최소화시키려 했다. 김 민자 대표는 자치단체장 선거연기의 위법성에 겹쳐 지난 6일의 3당 대표회담이후 불리하게 조성된 여론의 부담을 대화의 모습을 통해 경감시키고자 했고 김 민주 대표는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로 시간을 벌어 가을 정기국회까지 연장시킬 경우 활로가 열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강행처리와 실력저지가 정면 충돌할 경우 양김씨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함께 치명상을 입게 될 뿐 아니라 대선 정국 자체가 훼손될 것이라는 시국인식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또 양김씨의 30년에 걸친 「경쟁과 협력」이라는 특수관계가 말해주고 있는 감정의 공감대도 분위기 조성에 일조를 했을 수 있다.

이 결과 정국 최대 뇌관인 자치단체장 선거문제를 피해가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게 가을 정기국회 때까지 한시적 활동을 하게 될 정치관계법 특위의 구성이다.

양김씨는 특위라는 창구를 통해 자치단체장 선거문제에 대한 협상을 계속할 수 있게 됐고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14일(9월10일이 법개정의 일이나 추석연휴 때문에 14일로 늦춰질 가능성이 큼)까지 한달여 동안의 시간을 확보했다.

결국 양김씨는 자치단체장 선거라는 화약고를 시간이라는 「차단벽」을 통해 격리시킨뒤 이를 두사람의 손아귀에 장악한 셈이다.

그리고 원구성 역시 특위활동과 맞물려 유보되었다.

이날 회담에서 김 민자 대표는 원구성을 먼저한뒤 특위를 구성해 논의를 계속하자는 입장을 보였으나 김 민주 대표는 자치단체장 선거문제와 원구성의 연계고리를 풀어줄 경우 민자당이 강행처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또 회담 성사과정에서 정가일각에서 절충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서울 특별시와 5개 직할시 등 6개 지역의 부분 분리실시 방안은 이날 회담서 그리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

김 민자 대표는 어떤 형태의 지자제도 연내 실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김 민주 대표는 광역과 기초중 하나를 대선과 동시에 실시하자는 분리선거 제의가 더이상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타협안임을 재확인했다.

양김씨의 이같은 주장은 협상의 상대성을 염두에 둔 자기입장 고수이긴 하지만 자치단체장 선거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넘어야할 산이 험난함을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정가에서는 김 민자 대표가 민자당 총재직을 이양받아 정치현안에 대해 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오는 28일 이후에야 자치단체장 선거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김 민자 대표가 총재직을 이양받지 않아 2인자 위치에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문제를 풀기위한 정치적 결단의 여지가 비교적 적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이는 특위활동 시한이 정기국회 이전이라는 점과 관련해 흥미있는 대목이다.

이 경우 절충안으로 거론될 수 있는게 이번에 나돌았던 6개 지역 부분 분리실시 방안과 대선직후 빠른 시일내에 실시토록 한다는 방안 등이다. 또 광역과 기초중 하나를 대선과 동시에 실시하는 분리선거 방안도 김 민자 대표의 결단여부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

결국 이날의 양김 대표회담은 정치권에 대한 비난과 불신이 「양김 책임론」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정국이 「양김 체제」를 확고히 하기위한 기초작업으로 끝난 셈이다.

양김씨는 정면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뒤 이제부터 본격적 협상에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정국은 이날 회담에 이어 3당 대표회담과 각급 채널의 막후협상,그리고 또다시 양김 대표회담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협상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윤곽은 김 민자 대표가 민자당 총재직을 승계한 28일이후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14일 사이에 잡힐 것으로 보인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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