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위성 화제 “정치도 잘해보자”/선 원구성·장선거 연내 실시싸고 대립11일의 김영삼·김대중 양김 대표회담은 1시간30여분동안 배석자없이 단독요담으로 진행되었다.
양김 대표는 12일 상오 정주영 국민 대표도 동석하는 3당 대표회담에서 이날의 회담결과를 구체화시킬 예정이다.
○…양김 대표는 하오 4시30분께 양당 대변인들을 회담장으로 불러 잠시 합의문안을 최종 검토한뒤 박희태 민자 대변인에게 합의문을 발표토록 지시.
이날 합의문은 김 민주 대표가 자필로 작성했고 두 대표가 나란히 서명.
박 대변인은 『우리 두 사람은 국민의 지극한 우려의 심정에 비추어 오늘 회동에서 반드시 경색정국의 돌파를 열고자 정성을 다해 숙의했다』고 합의문의 서두를 밝힌뒤 3분동안 3개항의 합의사항을 낭독했는데 이를 그대로 앉아서 지켜본 두 대표는 모두 회담결과에 만족스럽다는 표정.
그러나 이 합의문에는 원구성 시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잇달았는데 김 민주 대표는 『원구성은 9월 정기국회 이전까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변.
○…김 민자 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자신의 집무실로 와 당 3역 및 대변인 등 당직자들과 회담결과에 대해 30여분간 요담. 김 대표는 합의문외의 회담내용을 밝히지 않기로한 약속에 따라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진 않았는데 김용태총무 등 당직자들은 『김 대표는 전반적으로 회담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소개.
그러나 당지도부는 회담결과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원구성 문제가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한데 대해 못내 아쉽다는 표정. 그러나 「정치특위」를 구성,정국을 부분적이나마 정상화시켰고 야당의 정치공세를 한시적이나마 차단시킬 수 있게 됐다는 점은 평가하는 모습.
김 민자 총무는 『특위가 구성되더라도 우리는 정부가 제출한 지자제법 개정안을 합의처리하자고 주장할 것』이라며 『양김 대표간에 「이면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단체장선거 문제에 대한 별도의 의견접근이 없었음을 애써 강조. 김 총무는 특히 『정기국회를 위해 원구성을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야당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지자제법의 강행처리 방침이 수정된 이상 원구성에 대한 집착이 예전같지 않다는 당의 입장을 은연중 부각.
○…김 민주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곧바로 국회 1백46호실로 가 기다리고 있던 의원들에게 회담결과와 대화내용을 자세하게 설명.
김 대표는 먼저 합의문을 낭독한뒤 『비록 당론인 단체장선거의 연내 분리실시안이 관철되지는 않았으나 정국의 파국을 일단 막았다는 것이 오늘 회담의 중요한 성과』라고 자평.
김 대표는 이어 『지자제법 개정안의 날치기 처리 가능성을 정기 국회 때까지 봉쇄한 것도 앞으로 있게 될 대화에서 우리의 입장을 계속 살려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
김 대표는 『내가 회담 모두에 단체장선거의 연내 실시를 거듭 촉구해왔으나 김 민자 대표는 이를 완강히 거부했으며 이후 상당히 심각한 토론이 벌어졌다』고 회담 분위기를 소개한뒤 『그러나 김 민자 대표나 정국 수습을 위해 뭔가 합의해야 한다는 공통된 기조아래 가능한 것부터 합의를 했다』고 소개.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합의 내용을 만장일치로 추인했으나 그 의미 파악이 즉석에서 되지 않은 탓인지 김 대표의 회담결과 보고후에도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잠시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이에 앞서 하오 3시에 시작된 회담에서 양김 대표는 사진포즈를 취하며 반갑게 악수를 교환한뒤 밝은 표정으로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우리나라 인공위성 발사 등을 화제로 5분여동안 환담을 나눠 지난주 3당 대표회담 결렬직후 양측의 경색된 분위기와 사뭇 대조.
이 자리에서 김 민주 대표가 『올림픽도 잘 마쳤고 비가와서 해갈도 됐으니 이제 정치만 잘하면 삼위일체가 이루어지는 셈』이라고 운을 떼자 김 민자 대표는 『우리 기술로 만든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등 여러가지가 잘되고 있으니 정치도 한번 잘해 보자』고 응수.
이어 두 대표는 황영조선수의 마라톤 우승을 화제로 골인당시의 「감격」을 되새기는 등 계속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날 회담장에는 2백여명의 보도진외에도 양당 3역과 대변인·총무단 등 당 관계자들이 발디딜 틈조차 없이 몰려들어 지난해 7월 광주기도회 이후 1년1개월만에 성사된 양김 단독대좌의 「무게」를 여실히 반영.<정진석·김광덕기자>정진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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