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외과·산부인과 “시들”/진료체계에 불균형 우려/기존 「3D」+「수입저조」3D 기피현상이 만연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한술더떠 특정진료과목 중에서 4D(3D+Deficiency)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진료체계의 불균형이 우려 되고있다.
「디피션시」는 사전적의미가 결손·결핍 등으로 의료수입이 예전같지 않음을 뜻한다.
의료계의 4D 기피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의사의 꽃」 「진짜 의사」로 불리던 일반외과와 산부인과.
이들과목은 의료보험 수가가 낮은데다 의료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아 젊은의사나 수련의들은 「편하고 돈 잘버는」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으로 몰리고있어 의과대학이나 종합병원의 소위 「인기과목」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85년만 해도 외과는 의대졸업생이 앞다퉈 몰려 전문의수가 내과(1천7백명) 보다 많은 1천9백39명이나 됐다.
그러나 87년 지역 의료보험실시와 함께 불기 시작한 4D현상으로 외과지망생들이 격감,올해는 내과전문의 수가 외과를 넘어섰고 수년내 절반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종합병원 외과에서 레지던트를 모집하면 명문의대 출신의 최상위권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학 병원외과는 몇년동안 지원미달사태를 빚어왔다.
서울 K종합병원의 경우 지난 3월 외과레지던트 1년차 4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전원 지방대출신으로 충원했다.
일반외과 개업의나 산부인과도 다른 진료과목으로 전업하거나 다른 과목과 합치는 「옴니버스 병원」 형태로의 전환이 늘어나고 있다.
2년전 전공인 일반외과를 포기,일반의원으로 전환한 개업의 이모씨(43)는 『항상 긴장속에 시달리는 외과진료가 힘겹고 보험수가도 낮아 현상유지도 힘들어 의원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병원에서 필요한 일반외과의사(레지던트 이상)는 매년 1백70명선,산부인과는 약 1백50명 정도로 의료계는 추산하고 있지만 수급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산부인과 이경희과장(45·여)은 『수련의들이 2시간 응급체계에 시달리고 의료사고 위험성마저 큰 산부인과 지원을 기피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5∼6년전 부터로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병원 외과 김광연박사는(64)는 『사회전반에 만연된 3D현상에 의사지망생들이 영향받는 것은 이해되지만 4D현상까지 심화,의료계의 균형발전이 저해되는 현실은 정부의 잘못된 의료보험 정책에도 큰 책임이 있다』며 『젊은 의사들이 소신껏 전공을 택할 수 있도록 의료보험체계의 합리적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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