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비즈니스는 이제부터/상표성가 높이는 계기 삼도록/“메달에 앞서고도 17위 일에 뒤져서야”온 국민을 들뜨게했던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10일로 폐막되자 이번 대회의 「경제 결산」을 냉철히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경제가 얻은 소득은 무엇이며,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둔 것인지,또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면 앞으로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극대화시킬 것인지 하는 올림픽의 경제회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과 경제단체,경제연구소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이런 지적은 특히 88서울올림픽의 경제적 실패에 대한 회오를 되살리는 것이어서 강한 설득력을 갖고 경제계에 확산되고 있다. 마라톤 금메달로 대미를 장식한 10일 전경련의 한 간부는 『올림픽 금메달이 솔직히 우리경제를 먹여살리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번 대회의 경제적인 측면을 반드시 재조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관계자들은 올림픽의 순수한 경기정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대회가 현실적으로 각 나라의 경제홍보의 장,경제도약의 뜀틀로 활용되고 있음을 결코 소홀이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도 경제감각을 가진 많은 선진국들과 그들의 민간기업체들은 경제장삿속을 톡톡히 챙겨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회후원기업,올림픽공식지정상품 등을 따내 유·무형의 실익을 얻어냈다.
우리 국민들도 지켜본 각종 경기의 TV 자막에는 몇분 간격으로 미국의 IBM,일본의 세이코,독일의 아디다스 등의 기업 이미지를 직·간접으로 전달하는 장면들이 연출했다. 이들 외국기업들은 이번 올림픽을 통한 기업홍보·제품광고는 그저 빙산의 일각이고 진짜 본격적인 비즈니스는 올림픽 이후라는 인식하에 벌써 대대적인 「전투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우리는 어떠한가. 이에대해 우리경제 전문가들은 『올림픽 스포츠경기에서는 한국이 일본 등 유수의 선진국들을 밀어냈지만 올림픽 경제경기에서는 88서울올림픽 대회때와 마찬가지로 손한번 제대로 못써봤다』고 개탄하고 있다. 이번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우리경제는 기껏해야 「김치」 정도가 대회지정음식으로 채택됐을 뿐이고 기업홍보경쟁에서도 대회의 본류나 핵심을 뚫지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수준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메달경쟁에서는 세계 7위를 했으나 경제경쟁에서는 메달 17위인 일본과 순위바꿈을 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번 대회기간중 많은 국내 재벌그룹 총수들이 경기단체장 등의 자격으로 바르셀로나 현지에 합류해 그나름대로 경제외교에도 힘쓴게 사실이지만 경제적 실익면에서는 이렇다할 소득이 없다.
대회 마지막날 한국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전세계에 비춰졌지만 이 선수가 한국기업인 「코오롱그룹」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만한 아무런 홍보나 상표명도 발견할 수 없었던 점을 경제관계자들은 단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그저 국내신문 등에 자축광고정도가 나오는 우물안 개구리식 기업이미지 홍보가 고작이었다.
이번 대회기간중 국내 경제계는 재벌총수들의 대거 바르셀로나행으로 공백상태가 빚어질 정도였고 야간경기 관람의 후유증으로 사무실·공장의 생산성이 저하,국가적으로 막대한 정력과 시간이 소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얻은 가시적 성과는 의심스럽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올림픽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마라톤 제패 등으로 역대 어느 올림픽때 못지않게 쌓은 코리아의 이미지를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대전엑스포로 연결,세계 경제무대에서 한국기업 이미지 선양·메이드인 코리아의 진가제고 등으로 잘만 이어지면 이번 올림픽의 경제적측면이 완전히 헛된 것으로 돌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들이다. 특히 88올림픽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거기서 교훈을 찾는다면 이번 대회가 대전 엑스포와 함께 또 하나의 경제도약대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들은 올림픽 스포츠경기의 금메달이 차후 경제의 금메달과 합쳐져야만 반쪽짜리가 아닌 완전한 금메달로 승화하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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