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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황영조선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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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황영조선수(사설)

입력
1992.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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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큰 일을 해냈다. 장하다,온 겨레가 벌떡 일어나 한순간에 하나가 되어 쾌재를 부르짖었다.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에서 우리 젊은이가 당당하게 세계를 제패했다. 바르셀로나는 우리에게 영원한 승리의 광장이 되었다.이번 올림픽에서 얻어낸 12개의 금메달을 비롯한 모든 메달은 그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그중에서 마라톤의 금메달은 그 뜻이 각별한 바 있다. 56년동안의 한과 비원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마라톤의 새 영웅 황영조선수의 얼굴에 일장기를 달고 영욕의 승리를 차지한 손기정선수의 모습이 절로 포개어진다. 그 응어리가 단숨에 풀어졌다.

그동안 마라톤 신화의 재건은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목표와 과제로 남겨졌다. 해방직후 한동안 불빛이 반짝했을 뿐 반세기 가까운 오랜 시일에 걸쳐 좌절과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 이날이 오기를 우리는 얼마나 고대했던가. 국민의 흥분과 감격이 활화산처럼 터져 나온 것은 당연할 뿐이다. 오늘의 「세계제패」는 단순한 우연이나 기적의 결과가 아니다. 천부의 자질을 지닌 걸출한 선수를 만들어낸 것은 오랫동안 쌓아온 정성과 지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일보사가 일찍부터 경부대역전을 제정한 것도 공든 탑을 세우기 위한 소망이 담겨 있다. 황영조선수가 이 대회에 참가,신인상(88년)과 최우수 선수상(90년)을 거푸 수상한뒤 백상체육대상의 최우수 신인상까지 휩쓴 사실은 기억해둘만 하다.

그리고 마라톤 코스 완주 네번만에 일약 세계정상에 뛰어오른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마라톤 최강국의 명예를 다시 탈환하였다. 또한 금메달 12개를 목표한대로 캐내어 스포츠 선진을 거듭 확인했다. 감동의 연속이 올림픽 폐막으로 끝날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왜 이토록 마라톤 금메달을 염원해 왔나를 깊이 음미할 때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장기 우승의 암울한 과거를 다시 회상하게 된다. 나라 잃은 설움과 고통을 그때 승리로 달래고 자주독립 국민의 희망과 긍지를 지켜왔던 것이다.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거둔 마라톤 쾌거와 종합순위 7위의 성과를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온갖 악조건과 자기와의 싸움에서 보여준 강인한 투혼과 피나는 경쟁의 뜻이 무엇인가를 새겨 볼만하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시련과 난관은 승전의 드라마에 마냥 안주하고 있을 형편이 아니다. 올림픽 선수들이 보여준 인내와 의지가 모든 분야에 확산되기를 바란다.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 선수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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