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학회 방만·권위적 운영에 한계/10명 안팎규모… 학제간 교류도 꾀해교수 및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연구를 위한 소모임 활동이 활발하다.
특정분야에 관심있는 학자들이 기존학회의 형식에 치우친 방만한 활동에 한계를 느끼고 10명 안팎의 내실있는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학문적 천착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실험보다 토론이 강조되는 인문사회과학계열의 소장학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웬만한 대학마다 10여개 이상의 비공식 연구모임이 구성되는 등 보편화되고 있다.
소모임의 활성화는 80년대 이후 대학가에 정착된 세미나와 토론식 강의에 익숙해진 젊은 연주자들이 기존의 권위주의적인 학회의 활동에 비판을 가하면서 독자적인 학문영역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또 전공을 같이하는 학자들뿐 아니라 인접학문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소모임이 대부분이어서 소모임 활동은 학문간의 교류를 통한 폭넓은 시각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대 안청시교수(정치학과) 이화여대 김용호교수(정외과) 등 정치학 전공 소장교수 10여명은 90년초 우리에게 덜 소개된 동유럽의 정치경제학을 연구하기 위해 「정치경제연구회」를 결성하고 두달에 한번씩 세미나를 열어 연구성과를 정리하고 있다.
고려대 최동호교수(국문과)는 지난해 고전문학에 관심있는 교수·강사·박사과정 연구자 7명과 함께 「고전시학연구회」를 만들어 동·서양의 고전미학이론서를 강독하며 정기적인 세미나를 열고 있다.
최 교수는 『학회가 방대해져 특정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려는 회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연구 소모임이 대학에서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김원용교수(신방과)를 중심으로 방송학자,방송기관연구원 등 12명이 지난 1월에 만든 「미디어콜로키움」은 방송학의 한국화를 목표로 매주 화요일 세미나를 연다.
외국의 최근 방송학술지를 강독하고 최신이론을 우리현실에 비추어보면서 무분별하게 소개되기만 했던 외국 방송학을 소화시키기 위한 어려운 작업을 진행중이다.
김 교수는 『연구모임을 통해 「풀뿌리연구풍토」가 조성되면 국내 박사도 외국에서 받은 박사학위 못지않는 권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석·박사과정 연구원들에게 이같은 소모임은 더 유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희대 남기영교수(철학과)는 전공은 기독교철학이지만 타종교 철학에 관심이 많아 소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남 교수는 88년부터 다른 분야의 철학교수 4명과 함께 비교철학 모임을 이끌어 왔는데 이를 토대로 90년에 「철학과 종교,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비교철학서를 출간한데 이어 종교철학용어의 통일작업도 어느정도 달성했다.<이영섭기자>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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