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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구소쿠데타 1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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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구소쿠데타 1돌

입력
199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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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천하주역」 재판 기다리며 영어생활/대다수 “구국의 결단” 무죄 주장하며 석방 요구/일부는 시쓰기에 열중·지병으로 “고통의 나날”【모스크바 AP=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연방 대통령의 몰락과 함께 구소련연방을 붕괴시키는데 「기폭제」가 됐던 크렘린 권부의 실패한 쿠데타가 발생한지 오는 19일로 꼭 1년을 맞는다.

구소련연방의 아나톨리루키아노프 최고회의(의회)의장,발렌틴 파블로프 총리,겐나디 야나예프 부통령,드미트리 야조프 국방장관,블라디미르 크류츠코프 국가보안위원회(KGB)의장,보리스 푸고 내무장관,발레리 볼딘 대통령비서실장,발렌틴 바레니코프 장군 등등….

당시 쿠데타를 주도했거나 가담했던 핵심인물 15명중 12명은 「3일천하」를 호령하며 서슬 시퍼렇던 그때의 모습과는 달리,지금은 모스크바 시내의 한 감옥에서 재판에 회부될 날만을 기다리며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쿠데타 핵심인물중 쿠데타 실패 이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던 푸고 당시 내무장관 이외에 일단 감옥을 벗어난 인사는 가담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지난달 석방된 스타로두브체프와 신병때문에 자유의 몸이된 볼딘 등 2명 뿐이다.

나머지 모두는 모스크바 시내의 마트로스카야 티시나(선원들의 휴식처)라는 이름의 조그만 감옥에서 자신들의 무죄를 되풀이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 8월18일 흑해연안의 휴양지인 포로스의 별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고르바초프를 찾아간 것은 이틀뒤로 예정된 연방조약서명을 저지하고 사회혼란의 와중에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념에서 비롯된 것일뿐,무력으로 권력을 탈취하기 위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게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고르바초프 전대통령의 대학 동기동창으로 친구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댔던 루키아노프는 시를 쓰며 답답함과 울분을 삭이고 있는데 최근 「감옥으로부터 온 시」라는 제목의 시집을 쓰고 있다는 게 가족들의 설명.

루키아노프의 딸인 옐레나 루키아노바는 부친이 당국에 체포된 이후에도 친가에는 각처에서 많은 위로편지와 꽃과 음식이 답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친구가 더 많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블로프는 매달 한차례씩 부인으로부터 혈압강하제 등을 전해 받아 복용하는 등 감방내에서도 고혈압증세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후문. 남편의 병 뒤치다꺼리와 생계 유지에 찌든 탓인지 과거 모스크바 사교계를 주름잡던 귀부인의 자태를 잃은지 오래인듯 부인 발렌티나 파블로바도 『생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생활고를 호소했다.

이들이 비교적 조용한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데 반해 쿠데타 「주역중의 주역」으로 낙인찍힌 야나예프의 무죄 주장은 예나 지금이나 강도가 높은 편이다.

크렘린궁의 구석진 방에서 인사불성의 대취상태로 체포돼 한때 러시아인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던 야나예프는 최근 러시아 텔레비젼과의 회견에서 당시의 거사는 오로지 나라와 인민을 구하겠다는 일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변명을 되풀이했다.

야조프도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당시 크렘린권부의 핵심에 있던 우리가 무엇이 부족해 권력을 탐했겠느냐』며 쿠데타는 구국의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검찰책임자인 알렉산드르 프롤로프 검사는 이들에 대한 재판이 올 가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발렌틴 스테판코프 러시아 검찰총장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정면으로 부인했으며 이들의 변호인 역시 내년 중반까지도 재판이 열리지 않으리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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