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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의 재해직」에 실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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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의 재해직」에 실망(사설)

입력
199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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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소속 두 해직교사를 복직시켜 사회적 관심을 모았던 단대부고 학교재단이 결국 두 교사의 복직을 철회하고마는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의 소감은 답답하고 착잡하다는 말밖에는 달리 표현할 것이 없다.불과 한달여만에 도로아미타불이 돼버려 차라리 없었던것 만도 못한 결과를 확인해야했고 엉뚱한 피해자까지 내고만 것이 1차적인 실망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교육정책이나 행정이 전향적인 변화와 포용성에 실낱같은 틈도 엿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처럼 강조해온 사학의 자율성 또한 서슬퍼런 행정력앞에서는 오금을 펴지못하던 지난날의 관행이 여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단대재단이사회가 지난 7월1일자로 두 해직교사를 복직이 아닌 신규 채용형식을 빌려 교단에 복귀시킨것은 재단의 재량권한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7일 복직된 두 교사가 「개과천선」의 정이 없다해서 전격적으로 다시 해직 조치한것 또한 재단의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인사권한 행사라고 재단이사회는 성명까지 발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복직­재해직 사이에 교육부의 복직불가의지 표명과 서울시 교육청의 학교재단에 대한 감사가 있었음을 미뤄 짐작할때,학교재단의 재해직 조치가 과연 「성명」 내용처럼 자율적이었고 외압과 전혀 무관했겠느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뒤가 개운치 않다.

물론 우리는 교육청이 재단에 대해 재해직을 시키도록 어떠한 외압을 행사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아는바가 없고 들은것도 없다. 하지만 재해직 조치가 전격적으로 단행되기 이전에 교육청은 담당공무원을 좌천시켰다. 학교재단도 재단의 관계자를 직위해제 했다. 이런 조치들이 말해주는 교육당국의 초강경 대응앞에 일개 사학재단이 자율성을 내세워 끝까지 버틸수 없으리라는 것은 복직조치 얼마후부터 이미 예견됐던 것이기도 하다.

어찌됐건 사학에서 「신규임용」 형식이란 편법으로나마 해직교사를 교단에 다시 세우려고한 노력과 의지에 대해서 우리는 긍정적으로 보았으며,그것이 무리없이 확산되기를 기대까지 했었다.

그 이유는 강경일변도의 교육당국과 교조적주장과 행동을 굽히지 않는 전교조의 극한적 대립과 갈등속에서 교단을 잃은 1천4백60명의 교사들을 그래도 구제할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단대부고 방식밖에는 달리 묘책이 없다고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묘책마저 이제는 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교육계의 이 만만치 않은 갈등구조를 언제까지 방치할수는 없는 일이다. 그정도의 갈등 세력쯤은 포용해서 수용하는 것이 또 다른 갈등세력의 형성을 막고,나아가 2세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길이라고 우리는 본다. 교육당국과 전교조가 다같이 냉정히 생각해보고,갈등을 푸는 적극적인 방안을 서로 제시하는 계기를 마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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