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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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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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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과 시상식은 땀과 눈물에 젖는다. 이기면 기쁨의 눈물,지면 슬픔의 눈물이 두눈에 고인다. 스포츠에서 승부의 희비를 가르는 눈물은 땀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땀이 없으면 눈물도 없다. 올림픽의 성과를 메달 숫자로만 평가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 땀과 눈물의 의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은 언제나 감격을 느끼게 한다. 그보다 한층 감동적인 것은 그동안의 훈련과정과 뒷이야기다. 메달리스트들은 거의가 자기와의 싸움과 무한히 쏟아낸 땀과 눈물의 뜻을 토로한다. 특히 불우한 환경을 참고 이겨낸 「땀의 인고」엔 저럴로 콧날이 시큰해진다. 땀과 눈물이 인생의 밑거름임을 깨닫는다. ◆어찌 스포츠와 올림픽 뿐이랴. 1940년 6월 영국은 위기에 빠진 조국을 위해 당시 65살인 윈스턴 처칠을 새로운 지도자로 불러 들였다. 수상직에 오르면서 웅변으로 불굴의 의지를 표명하였다. 그가 국민에게 요구한 것은 「피와 땀과 눈물」의 세가지 모두였다. 다가오는 난국을 미리 내다보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훗날 역사학자 토인비는 그런 상황에서 그런 지도자를 얻은 것은 영국 국민이 일찍히 경험해보지 못한 행운이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은 세계사의 위인으로 꼽힌다. ◆오늘의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땀과 눈물의 가치를 너무 모르는게 아닐까. 땀을 흘리지 않으니 눈물이 나올 까닭이 없다. 국회를 열어 놓고 허송세월을 하더니 어렵사리 3당 대표회담이 열렸다.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모여 앉았는데 그것 뿐이다. 한마디로 거품정치다. 그나마 거품도 걷지 못하고 싸늘하게 헤어졌다. ◆기왕 마주 대했으면 땀이라도 흘리고 눈물 한방울이라도 보였으면 이처럼 허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땀은 노력이고 눈물은 진심이라고 한다. 그저 대선과 대권의 향방에만 눈이 쏠렸으니 땀이 나오고 눈물을 흘릴 겨를이 없을 것이다. 우리 정치수준은 메달권에 진입할 능력조차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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