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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임박… 국회도 태풍권/여야 극한대치… 정국 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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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임박… 국회도 태풍권/여야 극한대치… 정국 혼미

입력
1992.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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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묘수없다” 임전태세 박차/유회 확정… 야 농성풀고 철수/민주·국민 “날치기 반대” 리본패용 공조 과시도3당 대표회담의 결렬로 여야가 제 갈길을 가는 파행정국은 곧바로 7일의 국회에서부터 확인되었다. 민자당의 강행시도와 민주·국민 등 야당의 실력저지가 맞서 정치가 실종되는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마치 태엽이 고장난 시계처럼 헛바퀴를 돌고 있는 국회의 모습은 우리 정치가 서서히 기능정지 상태에 빠져들고 있음을 말해주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만 가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대화채널을 재가동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모처럼 성사된 3당 대표회담의 무참한 파경은 자치단체장 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정면대치가 당분간은 출구가 없음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본회의장◁

하오 2시에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는 민주당의 국회의장실 봉쇄로 회의 시작이 계속 연기된 채 여야가 「유사시」에 대비한 지루한 본회의장 대치를 계속.

특히 이날부터 원구성 실력저지에 가세한 국민당 의원들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내 민자당 지도부 및 총무단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여당의 기습적 의사진행에 대비.

민주당의 김영진·조홍규의원 등은 민자당의 이성호 수석부총무가 국회직원들에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함과 명패함을 설치토록 지시하자 『누구 마음대로 갖다 놓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이를 육탄 저지. 또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회의장에서 총무단과의 즉석 구수회의를 통해 소속의원들의 장내 배치상황을 점검하고 행동지침을 직접 시달.

반면 민자당의 김영삼대표는 잠시 김덕룡의원 등 측근들과 귀엣말을 나눈뒤 시종 눈을 감고 앉은채 다소 착잡한 표정이었는데 결국 하오 2시30분께 자리를 떠 국회대표실에서 휴식.

상황이 어렵게 되자 민자당의 김용태 원내총무는 『오늘은 이대로 끌고 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해 자동유회 방침을 확인.

이어 하오 6시께는 민자당 의원들이 썰물 빠지듯이 일제히 자리를 떴고 이후 야당 의원들만이 교대로 회의장을 지켰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피곤한 표정이 역연. 결국 이날의 대치상황은 하오 8시30분께 의사국장이 구내 방송을 통해 『의장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수 없는 관계로 오늘 회의는 유회됐다』고 공식 발표해 일단락.

▷국회의장실◁

김상현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의 의장실 점거조는 이날 하오 개의 예정시간을 30여분 앞둔 1시간30분께 일찌감치 의장실을 점거.

의장실문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행동을 겨냥,「의장님과 면담을 희망하시는 분은 사전에 전화로 연락해 주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내걸려 일단 김 최고위원만 의장실에 들어가 10여분간 박준규의장을 면담.

의장실 직원들과의 실랑이를 거쳐 1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하자 박 의장은 『어떻게든 대화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할테니 오늘은 좀 봐달라』면서 『가서 정회만 선포하고 올테니 보내달라』고 요청.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계속 『산회를 선포하도록 하고 정회선포를 하려면 여기서 바로 연락하라』고 완강한 태도.

박 의장은 비서진에 황낙주부의장의 상황을 알아보도록 지시해 『마찬가지』라는 보고를 받고는 『나는 연금이고 황 부의장은 감금상태』라는 웃은뒤 3당 총무를 의장실로 소집.

3당 총무들은 이날 회담에서 『산회하자』 『산회는 곤란하고 정회하겠다』는 견해가 엇갈려 두시간여동안 논란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

박 의장은 하오 5시15분께 『공관에서 쉬고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이철총무 김봉호의원 등 민주 의원 5명이 『모셔다 드리겠다』면서 따라나서는 등 밀착방어를 계속.

결국 이때 의사당을 나선 박 의장은 의사당으로 돌아오지 않고 밖에서 의사국장에게 연락해 「유회」를 방송토록 지시.

▷민자◁

민자당은 이날 하오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총무단 및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를 갖고 국회운영의 독자강행 방침에 따른 대책을 협의했으나 「묘수찾기」보다는 임전태세를 갖추는 선에서 회의를 종료.

김용태총무는 『이제는 강행과 실력저지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일단 본회의에 안건상정을 시도할 뜻을 밝혔으나 더이상의 질문에는 묵묵부답. 이날 본회의 개의가 야당 의원들의 의장실 점거로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김 총무와 이성호 수석부총무는 김중권 청와대 정무수석과 전화통화를 한뒤 모종의 대응책을 숙의하는 등 분주.

민자당은 결국 상임위원장 선출이 야당측의 실력저지로 계속 어려워질 경우 원구성을 유보한채 지자제법 개정안을 의장직권으로 상정해 전격 처리하는 방안과 지자제법 특위를 별도로 구성,여당만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 등 「고육책」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론을 내리진 못한 상태.

한편 이날 본회의가 여야 대치로 인해 자동유회될 기미를 보이자 소속의원들의 불평불만도 점차 높아졌는데 한 의원은 『출석용 의원 노릇은 더이상 못하겠다』고 푸념.

▷민주◁

민주당은 3당 대표회담의 결렬로 민자당의 단독 원구성 및 지자제법안 강행처리가 시간문제라는 판단아래 이날 상오부터 일시 해제했던 비상체제를 재가동,적극적인 실력저지 태세에 돌입.

민주당은 이날 상오 의원총회를 열어 철야농성에 돌입키로 결정했는데 대부분의 의원들이 『비폭력 저지만으로는 궤도를 벗어난 기차같은 여당을 막을 수 없다』는 강경론을 주장했으나 지도부의 「의지」에 따라 「비폭력 적극 저지」를 당론으로 확정.

민주당은 이에 따라 7개조로 편성된 저지조를 새로 편성해 의장실과 본회의실에 의원들을 집중 배치하고 긴급상황에 대비,원내 경험이 풍부한 김상현 김원기 김영배 최고위원 등을 조장에 선임.

의원과 보좌진들은 이날 상오부터 장기 농성에 대비,옷과 담배 음료수 등을 준비했고 「날치기는 이제 그만」이라는 리본을 패용한 순찰조가 의사당 곳곳을 감시.

민자당 의원들이 하오 5시30분을 전후해 의사당을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민주당은 대기중이던 의원·보좌진들에 교대로 저녁식사를 하고 철야농성에 대비할 것을 지시.

그러나 하오 8시30분께 「자동유회」 방송이 나오자 민주당은 긴급 의원간담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한 끝에 일단 농성을 풀고 8일 상오 9시에 열리는 의원간담회를 시작으로 「비상사태」에 재돌입키로 결정.

▷국민◁

국민당은 민자당이 상임위 구성단계를 거치지 않은채 곧바로 지방자치법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아래 이날 하오부터 민주당의 실력저지에 가세하는 등 3당 대표회담후 강경 입장으로 선회.

이날 하오 1시 국회에서 민주당과 합동 원내 대책회의를 가진 국민당은 회의직후 자체 의원간담회를 열고 민자당의 기습적인 지방자치법 강행처리에 대비,실력저지를 위한 준비태세에 돌입키로 결정.

이에 따라 국민당 의원들은 본회의 개의 예정시간인 하오 2시께부터 가슴에 「날치기 결사반대」라고 쓰인 리본을 달고 본회의장앞 로텐더홀에 대기.

국민당은 그러나 격렬한 몸싸움은 피한다는 「비폭력」 원칙아래 의장실 점거나 의장단 출입저지 등은 자제.

이에 앞서 국민당은 6일밤 민주당으로부터 양당 합동 의원총회를 열자는 제의를 받고는 내부 검토끝에 『실효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원내 대책논의를 위한 양당 주요 당직자회의를 민주당측에 역제의해 성사.

국민당 의원들은 하오 8시30분 유회 안내방송이 나오자 국회의장실로 사실여부를 확인한뒤 의원간담회를 소집해 농성 대치상황을 마무리.<황영식·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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