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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탄 우라늄 “전세계 원전 2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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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탄 우라늄 “전세계 원전 2년분”

입력
199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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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리비아 등 핵무장 추진국들 군침/“확산위험방지” 미서 전량구매 가능성도방일중인 미하일 폴토라닌 러시아 부총리는 5일 러시아가 앞으로 핵무기 해체에서 나오는 우라늄을 수출하고 플루토늄은 극동지역의 원자력발전소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서냉전의 종식은 마침내 핵탄두를 원자력발전에 이용,공포의 버섯구름을 전력으로 바꾸는 시대를 연 것이다.

현재 지구상의 핵폭탄은 수만발. 이를 폐기하더라도 탄두에 있는 우라늄은 그 처치가 큰 골치거리다.

지구를 수십번 파괴할 힘을 지닌 핵폭탄을 러시아는 원자력발전에 돌려 경제실리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러시아는 미 2개 회사와 군사용 우라늄을 원전의 연료로 전환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또한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도 큰 관심을 갖고 구 소련권 국가들의 핵무기 해체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이용할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초 러시아 원자력부·러시아 과학원은 세계적인 상업 우라늄 공급자인 미 얼라이드 시그널사 및 뉴크리얼필 서비스사(NFS)와 의정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연말부터 이 작업을 실행할 기술적인 능력과 부지를 각기 조사한다. 93년 중반부터 러시아측은 이 두회사에 군사용이던 고농축 우라늄을 10톤씩 공급,먼저 NFS사에서 전환시킨뒤 러시아 발전소에서 다시 전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핵무기의 우라늄은 아주 드물게 연구원자로나 원자력 잠수함의 모터에만 사용해 왔을 뿐이다.

우라늄은 동위원소인 우라늄235(U235)만이 핵분열을 일으켜 유용하다. 그런데 「고농축」으로 불리는 군사용 우라늄은 U235를 93%나 갖고 있다. 반면 발전용 우라늄은 U235가 3%,천연 우라늄은 0.7%에 불과하다.

따라서 핵탄두를 원전에 쓰려면 「희석」단계가 필요하다.

군사용 우라늄을 천연 우라늄과 섞거나 우라늄을 희석,U235의 함유량을 줄이는 것이다. 우라늄의 평화적 이용은 기술상의 문제보다 경제적인 면이 지적된다.

또 러시아와 미 2개 회사는 우라늄을 세계시장에 팔기위해 먼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 에너지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다른 문제도 많다. 빅토르 미하이로프 러시아 핵에너지부장관은 이 문제로 곧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핵무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방대하다. 구 소련의 핵무기 해체서 나오는 약 5백㎏의 우라늄을 U235 3%로 희석하면 전세계의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2년간을 쓸 수 있는 양이다. 이것이 방출될 경우 원자력 산업계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지만 이 5백㎏은 즉각 쓸 수 있는게 아니며 10여년은 걸릴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한다.

구 소련권 국가들은 신중한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세계의 중요한 우라늄 공급자였다. 최근 경화부족으로 덤핑 경향이 있으며 이는 미 상무부에 경제적 보복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가 제의할 경우 프랑스나 일본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프랑스의 코제마사 등엔 아직 러시아의 제의가 없다.

한편 구 소련 핵무기 해체서 나온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또한 이라크나 리비아 파키스탄 등 고가에라도 이를 획득하려는 상당수 민감한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서방측은 확산위험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이 민감한 물질의 전량을 구매,자국내에 저장하려들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한 전문가는 러시아가 이 우라늄을 세계시장에 팔지 말고 발전소에 쓸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서방이 성능이 좋은 발전소를 건설하고 낡은 발전소를 폐쇄하도록 러시아를 지원해야 한다.

러시아의 핵연료 국내 소비는 군사용 플루토늄을 없애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편 일본은 러시아를 위해 플루토늄을 원료로 쓸 수 있는 1백30만㎾급의 고속 중성자용 원자로라는 새로운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중이다.

프랑스 전문가들은 그같은 시설이 95년에 착수,2002년께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재원문제가 남지만 일본은 몬주의 28만㎾급 증식로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실력을 갖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는 러시아와 BN600 증식로의 플루토늄 소각로 전환도 논의중이다.<김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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