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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복역 무기수 결혼/“8일간의 화려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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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복역 무기수 결혼/“8일간의 화려한 외출”

입력
199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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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도소 김상겸씨 「철창사랑」 6년만에/신부가 편지보고 인연… 2년전 혼인신고강도살인죄로 복역중인 무기수가 결혼을 위해 「15년만의 외출」을 허락받았다.

8일간의 귀향휴가를 얻어 6일 상오 대구교도소 문을 나선 김상겸씨(39)는 6년여동안 철창사이로 사랑을 키워온 박정애씨(37)와 오는 8일 고향인 경남 고성군 회화면 배둔리 농협예식장에서 녹명교회 이근호목사의 주례로 백년가약을 맺게된다.

이들의 인연은 지난 87년 초 김씨가 친척여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직장동료인 신부 박씨가 우연히 읽게 되면서 비롯됐다.

강도살인죄로 지난 78년 5월부터 복역하고 있는 김씨가 교도소 안에서 독실한 기독교신자가 됐고 양복기능사 2급자격증까지 따냈다는 사연을 안 박씨는 격려편지를 김씨에게 보냈고 연민의 정은 곧 사랑으로 바뀌었다.

편지와 면회를 통해 김씨가 진정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새사람으로 거듭난 것을 확인한 박씨는 평생의 반려가 될 것을 결심하고 88년 4월에는 아예 서울의 직장을 그만두고 김씨의 고향으로 내려갔다.

이곳에서 박씨는 평소 배워둔 양장기술을 이용,양장점을 경영하며 장래의 시어머니와 시동생 등 8식구를 돌보며 함께 생활했고 90년 5월에는 김씨와 가족의 동의를 얻어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그동안 박씨는 이틀에 한번꼴로 지금까지 1천2백통이 넘는 편지를 김씨에게 써보냈으며 면회도 매달 2차례씩 1백번 이상을 다니며 사랑을 가꾸었다.

박씨는 「작은 희생과 사랑으로 상겸씨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기위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도 『더욱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해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감격해했다. 그동안 이들의 사랑이 영글도록 말없이 힘을 준 교도소 직원들은 이날 귀중한 휴가를 떠나는 김씨에게 금일봉을 주며 축복해주었다.<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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