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선수 외로운 구슬땀/내달 3일 몬주익경기장 개최/「88」때의 관심·애정 사라져/한국 10개 종목 65명 선수/소외감속 “의지 불태운다”바르셀로나의 열기가 달아오른 뒤켠에서 또 하나의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위해 땀흘리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잊혀져있다.
장애인올림픽은 88년 서울올림픽때처럼 바르셀로나에서도 대회가 끝나고 각국 선수들이 떠나가면 그 마당에서 열린다.
9월3일부터 12일간 열리는 9회 장애인올림픽에 우리나라도 육상·펜싱·사격·탁구 등 10개 종목 6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이들은 지난 6월30일부터 서울정립회관에서 합숙을 하며 국군체육부대 등 4군데 경기장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비지땀을 쏟고 있다.
「한계없는 스포츠」를 슬로건으로 내건 바르셀로나 장애인올림픽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이들은 그러나 국민들의 무관심속에 외로운 강훈을 거듭하고 있다.
88년 보람이(당시 7세)가 엄마 조현희씨(당시 32세)의 휠체어를 밀며 「눈물의 성화」 입장을 해 불을 댕겼던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사그라든지 오래다.
88대회때는 선수들이 6개월간 장기합숙훈련을 했다. 이 기간에 노태우대통령 내외를 비롯,김영삼 김대중씨 등 정치인,은행장,각종 사회단체장들의 격려방문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빠듯한 예산탓에 억지로 2개월로 늘린 훈련을 시작한지가 1개월이 지났지만 주무부서인 보사부장관외에는 누구 하나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하계올림픽 선수단에는 스포츠용품 회사들이 유니폼을 서로 대겠다고 나섰지만 장애인선수들은 어느회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하루 3천원의 식비도 4년전 서울올림픽때와 똑같다.
국군체육부대 육상장에서 훈련중이던 시각장애인 정연기군(24)은 『88때와는 여러가지 상황이 다르겠지요』라고 말하면서도 『해가 갈수록 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관심이 희미해져 소외감이 깊어져 간다』고 쓸쓸해했다.
88올림픽때도 참가했던 육상감독 전혜자씨(39·여)는 『보람이 엄마가 얼마전 아들을 낳아 그 감격대로 「벅참」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전하며 『그들 모녀가 준 감동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곧 장도에 오를 선수들에게 이렇게 무관심 하지는 않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선수들은 상무에서 훈련장을 빌려주어 이러저리 옮겨다니지 않고 훈련을 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61개국 4천2백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던 88서울대회에서 금메달 40개로 종합 7위를 했던 우리나라는 이번 바르셀로나에선 10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선수단은 오는 25일 상오 10시 정립회관에서 결단식을 가진 뒤 28·29일 두차례에 나눠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
장애인올림픽은 지난 48년 영국 스토크 맨드빌병원의 구트만박사가 창안했으며 1회대회가 로마에서 열렸다.
8회 서울대회때는 개최지라서 2백36명의 많은 선수단이 참가했으나 이번에는 선수단규모가 65명으로 줄어들었다.
88대회 2관왕인 육상팀주장 강성국씨(31)는 『바르셀로나에 가서도 한국장애인들의 굳센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손태규기자>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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