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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500선」 심상찮은 뜻(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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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500선」 심상찮은 뜻(사설)

입력
199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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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4일 주식시장은 한때 주가지수 5백포인트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를 나타냈으며 투자자들의 투매 양상까지 야기시켰다고 들린다. 만약 이같은 급락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뇌동매매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증시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수도 있다.주가가 떨어진다는 것은 실물경제가 그만큼 악화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주식값이란 원래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그리고 위험도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 경제가 비록 외형적인 성장은 이루어 오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국제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서 전반적으로 주가상승을 뒷받침할만한 힘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나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전반적인 경제의 침체국면이 아직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고,긴축정책의 여파로 자금난마저 자심해서 중소기업의 도산이 속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과 정국의 불안정이 겹쳐 있으니 주가가 맥을 못추는 것도 당연하다.

4일의 주가지수는 증권시장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87년말 현재의 자리로 되돌아간 수준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성장된 우리 경제의 규모로 본다면 당시보다 훨씬 하락된 수준이라고 봐야 옳다. 그러니까 주가지수는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더 세가 약해진 증시라고 할 수 있다.

증시 일부에서는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부양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지만 주가 결정의 기본요인들을 도외시한 부양조치는 무의미한 것일 수 밖에 없고,또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알고 있다. 증시가 성장하는 초기단계에는 정부가 한때 증식육성을 주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 단계에 와서까지 주가하락의 책임을 정부에 돌린다거나 정부의 부양책에만 의존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간접적이 아닌 정부의 직접적 부양책은 효과보다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더 많다. 과거에는 국내 주가가 정책의 변수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아 왔으나 지금은 정책변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크지 않다는 것도 인정되어야 할줄로 안다.

현재 증안기금이 바닥나 있고 기관 투자자들의 여력도 거의 한계에 달해 있으므로 더이상의 급한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제2증권시장 안정기금의 추가설정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한은특융도 더는 어려울 것이 분명하므로 조건이 좋은 증안채권의 발행 등을 고려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증시정책은 딴 정책과 마찬가지로 임시 방편적이거나 대증요법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되며 장기적인 목안을 가지고 꾸준히 펴나가야 하는 법이다. 증시의 공정성 확보와 증권의 원활한 유통,확실한 투자자보호책 등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하겠다. 정부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회복되고 실물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되면 증시부양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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