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김 회장 신당설에 정국 불안우려 투매/기업자금 조달기능 “마비”「심리적 마지노선」 「우리경제의 자존심」 등으로 불리던 주가지수 5백포인트 선이 흔들리면서 증시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주식시장에서는 최근의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신당 창당설이 개장 직후부터 신빙성있게 나돌면서 계열주가 대부분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전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내 종합주가지수가 장중한 때 4백99.80을 기록했다. 신당 창당으로 인한 정부와의 불화 등 향후 정국불안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값을 불문하고 일단 팔고 보자」며 일부 종목에서 투매양상마저 나타냈다. 주가는 지난 5월이후 단 한차례의 이렇다 할 반등도 없이 계속 하락했다. 5월까지만해도 2천만주를 넘어서던 거래량도 6월 들어서는 1천만주대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1천만주 이하로 뚝 떨어졌다. 증시의 수요기반을 나타내주는 고객예탁금도 1일 현재 1조1천1백억원대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의 「3저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증시침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활황기였던 87·88년 2년간 모두 2백47건에 달했던 기업공개는 올들어 현재까지 단 1건에 불과하다. 유상증자도 절반이하로 줄어 들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통로로서 증시의 기능이 거의 마비상태에 이른 것이다. 한때 60%에 달했던 기업의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요즘에는 30∼40%대로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국제수지 적자폭 축소,시중금리 하락,물가하락 등 경제여건이 좋아지는 조짐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증시 회복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실물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지수 5백선이 붕괴됐다고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이웃 일본 대만의 경우 주가가 우리보다 훨씬 더 떨어졌지만 경제는 건재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이들은 주가지수 5백선이 붕괴됐다고 섣부른 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과거와 같이 앙금만 크게 남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김상철기자>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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