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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선대교 붕괴…졸지에 고립된 1만주민/생활고·불안감 “눈앞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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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선대교 붕괴…졸지에 고립된 1만주민/생활고·불안감 “눈앞 캄캄”

입력
1992.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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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폭등·유류도 고갈【남해=이건우기자】 지난달 30일 창선대교 붕괴사고로 졸지에 고립,섬마을이 된 경남 남해군 창선면 주민들은 극심한 생필품난,물가고에 시달리며 불안과 고립감에 휩싸여 있다.

발아래 바닷물이 보일정도로 이음새가 벌려져 「공포의 다리」로 불렸던 창선대교가 「죽음의 다리」로 변해 버린뒤 주민들은 10여년동안 무수한 진정 요구에도 보수공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은채 방치했던 행정당국의 무사안일주의에 깊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32개 마을 2천9백71세대 9천9백80명의 창선주민들은 농수산물을 실어나르는 화물트럭과 각종 차량 등 하루 1천8백여대의 차량과 5천여명의 발길이 하루아침에 끊겨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진주시·남해면으로 출퇴근하던 1백여 공무원·교사·회사원들은 군에서 마련한 30인승 유람선을 타고 물길을 건너고 있고 이달 하순께 개학을 앞둔 남해수고·창선종고 학생 1백여명도 12년 전처럼 나룻배 통학을 해야할 형편이다.

주민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한밤중 위급한 환자나 사고가 생겼을 경우 속수무책인 것이다.

사고이후 삼천포항까지 하루 30여차례 운항하고 있는 도선이나 삼동면 지족리로가는 임시 유람선도 하오 6시30분과 7시께면 끊겨 해만지면 뭍으로의 통행은 완전히 차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선주민들은 또 앞으로 수확될 벼·보리 등 농수산물을 배를 이용해 육지로 실어날라야 할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수송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비용이 더 들어 생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또 유류가 고갈돼 면내 교통수단이 마비될 형편이다.

면내에 비축된 휘발유·경유·등유 등 2만2천ℓ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다 현행법상 유람선은 유류 등 위험물을 운반·취급할 수 없어 이대로 간다면 면내 차량 3백50대,오토바이 2백대도 곧 멈춰야 할 형편이다.

다리붕괴후 생필품 반입이 어려워져 물가도 폭등하고 있다. 새벽시장에는 삼동면에서 들어오던 생선류가 자취를 감췄고 3백∼5백원하던 배추 1포기가 7백∼1천원,3천원∼4천원하던 수박 한덩이도 6천∼1만원으로 뛰었다.

청정해역에 둘러싸인 천혜의 관광·기후조건을 자랑하고 고기잡이·논밭일로 순박하게 살아온 창선면 주민들은 이제 자신들의 요구·의견을 무수히 묵살하고 위험을 방치하다 고립무원의 섬사람으로 만들어버린 행정당국의 무책임과 안이한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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