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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경사났네” 온통 축제/조윤정 서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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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경사났네” 온통 축제/조윤정 서울집

입력
1992.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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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 일 해냈다” 감동의 환성/“아버지 살아계셨으면 좋을걸”/파출부 어머니 끝내 눈물바다/김수녕 청주집/“금은 놓쳤지만 역시 신궁”▷조윤정선수 집◁

『이쁜이 만세』 『달동네 경사났네』

조윤정(23·동서증권)이 막강한 라이벌 김수녕을 제치고 금 과녁에 마지막 화살을 꽂는 순간 서울 도봉구 미아7동 달동네에선 기쁨과 감동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TV를 지켜보던 어머니 박순례씨(52)는 『윤정이가 장한 일을 해냈다』며 감격하면서도 『그토록 딸을 아꼈던 애아버지가 살아 이 장면을 지켜봤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딸이 금메달을 따기를 누구보다 기원했던 조 선수의 아버지 조명기씨는 지난해 5월 패혈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가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버지 조씨는 막노동으로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면서도 용돈을 아껴가며 어렵게 모은 20만원을 딸의 훈련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부쳐주고 흐뭇한 마음으로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딸을 귀여워했다며 어머니 박씨는 울먹였다.

어렸을 때부터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조 선수는 양궁시범학교인 미양국교 4년때 지도교사 권유로 활시위를 당기게 됐다.

이후 전국체전 등에 출전,두각을 나타냈고 서울체고 1년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조 선수는 13년 선수생활동안 두차례 깊은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그 하나는 지난해 5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이며 또 하나는 서울체고 2년때 오른쪽 어깨뼈의 인대가 늘어나는 큰 부상을 당했을 때이다.

이때 선수생활의 계속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깊은 절망에 빠졌던 조 선수는 서울체대에 진학,김기찬교수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대표선수에 선발됐으나 팀내 최고참이면서도 한국의 간판스타인 후배 김수녕 이은경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조 선수는 태릉훈련원에 혼자 밤늦게까지 남아 개인연습을 할 정도로 뼈를 깎는 고된 훈련끝에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내는 영광을 안게 됐다.

달동네 방 두칸짜리 낡은 한옥에 전세를 살고 있는 조 선수의 가족은 파출부 일을 하는 어머니와 고교졸업후 취직한 큰 언니 성훈씨(25),두동생 등 5명.<이희정기자>

▷김수녕선수 집◁

신궁 김수녕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하는 순간 충북 청주시 운천동 1014 김 선수의 고향집에서는 첫 올림픽 2연패의 기대에 못미친 아쉬움속에서도 금·은메달을 모두 거둬낸 한국선수단에 박수를 보냈다.

어머니 김영분씨(45)는 『며칠전 수녕이가 바르셀로나에서 전화를 해 사랑니가 나서 아프다고 해 걱정이 돼 밤잠까지 설쳤다』며 『강한 정신력으로 장한 일을 해낸 딸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주교신자로 매일 새벽 사직1동 천주교성당에 가 딸의 선전을 비느라 수척해진 김씨는 이날 하오 6시께 TV 방송출연을 위해 아들 진녕군(17·세광고)과 상경,서울에서 딸의 결승경기 모습을 지켜봤다.

청주시청 부녀 아동상담소 청원경찰로 마침 이날밤 숙직 근무가 돼 직장동료들과 TV로 딸의 경기모습을 초조히 지켜보던 아버지 김병선씨(49)는 한국선수들의 금·은메달이 확정되자 동료직원들에 떼밀려 집에 돌아와 선녕양(19·주성전문대 1)과 경기를 지켜봤다.<청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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