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원로가 현직 부통령에게 제발 나라를 위해 물러나 달라고 전면 신문광고를 냈다고 한다. 이것은 물론 민주정치의 오랜 전통속에서도 오늘날 국가적 리더십이 위기에 빠져있는 미국에서의 일이긴 하지만 어쩐지 우리에게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오히려 그런 대담한 의사표시가 신선하게만 느껴지는건 우리도 정치적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비슷한 시기에 당선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있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 북방정책과 걸프전 등 외치에서는 업적을 쌓았다지만 내치에서는 지도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밖에 집권당 전열정비에서도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는게 공통점으로 아울러 지적되기도 한다. ◆사실 집권 민자당의 경우 미국처럼 광고를 통한 노골적 반발만 아직 없을 뿐이지 계파별 내분이 국민적 염증마저 유발시킬 정도로 심각함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구국적 결단」이라했던 합당후 나라일은 던져둔채 「대권」후보 싸움에 임기중의 아까운 시간과 정력을 소진하더니,그게 끝나자 이제는 여권의 두번째 자리인 다음번 당대표 자리를 놓고 별 치사한 싸움속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 치사한 싸움의 증좌가 최근 JP 「칩거」였다. YS와 JP와 TK 보스들이 도대체 그동안 무슨 말못할 흥정을 했고 또 위약을 거듭했기에 나랏일은 팽개친채 자기네끼리 붙고 떨어지고 토라지는 등 꼴불견의 권모술수를 펼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집권여당의 한심한 집안꼴은 대선은 어떡하든 이길 것이니,이제는 당권투쟁이나 하면 그만이라는 욕심과 방자함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국민들은 단정하고 있다. ◆이러다간 우리라고 미국처럼 누구누구는 나라를 위해 제발 물러나 달라는 전면광고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하겠고,설혹 그런 광고까지는 안나온다해도 그보다 더 무서운 민심의 떠남을 어쩔 것인가. 민자당은 다시 나랏일을 맡을 생각이 있다면 먼저 집안부터 제대로 다스리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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