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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잡음/방민준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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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잡음/방민준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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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은 냄새와 같은 속성을 갖고 있다. 부패정도가 심할수록 냄새의 강도가 높고 멀리 퍼져가듯 소문이 무성하면 무언가 보이지 않게 떳떳하지 못한 일이 꾸며지고 있는게 상례다.지난해부터 나돌았던 제2이동통신 사업과 관련된 루머가 1차 심사결과가 나온 뒤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더욱 증폭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선경그룹에 대한 사전 내락설이 끊이지 않고 나돌고 있는 가운데 1차 심사에서 탈락한 3개 그룹 컨소시엄이 체신부에 심사기준의 공개를 요구하는가 하면 1차 심사에 합격한 그룹의 컨소시엄중 선경을 제외한 2개 컨소시엄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들러리를 서는게 아닌가 찜찜한 심사들이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그룹은 물론,1차 심사를 통과한 그룹까지 이구동성으로 사업자선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지적사항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들 그룹들은 선경의 사업계획서의 내용이 체신부가 마련한 평가항목과 순서 및 심사기준과 너무나 일치하고 있는 점을 들어 심사기준과 평가항목이 선경에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원본만 1만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선경의 사업계획서가 체신부의 모범답안을 그대로 복사한 것처럼 거의 같았다는 사실은 사전에 평가기준이나 모범답안을 입수하지 않는한 불가능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최고점수를 받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심사결과의 공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심사기준과 가중치를 공개해야 하는데 체신부는 무엇이 겁나는지 공개를 거부,의혹을 확신시키고 있다. 참가그룹들은 주주구성의 적정성,자금조달능력,기술개발능력 등의 평점이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선경이 이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선경이 심사기준이나 가중치를 미리 입수했기 때문이라는 것.

채점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던 방침을 돌연 번복,심사결과와 함께 채점표를 공개한 체신부의 처사도 선경을 도와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선경이 높은 점수를 얻자 사업자를 선경으로 굳히기 위해 일부러 채점결과를 언론에 흘렸을 것이라는 것.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그룹들이 더욱 분개하는 것은 정부가 애당초 선경에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주기로 했으면 들러리는 세우지 않았어야 하는데 공정성을 위장하기 위해 자신들을 들러리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들 그룹들은 1년6개월동안 3백여명의 인원과 60억∼80억원의 거액을 투자했는데 결과적으로 헛수고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단지 냄새를 덮기위해 엉뚱한 기업들의 귀중한 인력과 자금을 낭비하게 됐다면 설령 당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분개할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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