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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불만/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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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불만/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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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후 첫 일요일인 지난 26일 미국 중계권을 독점한 NBC의 시청률은 21.8%였다. 텔레비전 수상기를 보유한 5가구중 1가구가 올림픽 중계를 시청한 셈이다. 나머지 네트워크인 CBS 시청률이 11%,ABC가 7.7%였다.한국의 기준으로 보면 낮은 시청률인 것 같으나 NBC측은 서울올림픽때보다 5%가 늘어났다고 즐거워하고 있다.

올림픽 경기의 경쟁적 중계로 시청자들이 선택의 여지도 없이 올림픽 무드에 휘말려 있다는 한국의 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미국도 올림픽경기를 무척 좋아하는 나라지만 NBC를 제외한 채널을 틀면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뉴스시간에 미국 선수들의 전적이나 소개하는 정도이다.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NBC도 상오시간대와 저녁 프라임타임으로 나누어 생중계보다는 주로 녹화중계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경기가 끝난 5,6시간후에 미국선수들이 벌이는 경기내용을 보고있다. 특정 경기 생중계로 보고 싶을때는 케이블 채널을 따로 신청해야 한다.

한국의 방송은 올림픽 경기를 뉴스감각으로 전하려는 경향인 반면 미국방송은 게임으로 제공하는 차이를 느끼게 한다.

한국에서 텔레비전 3사가 올림픽이나 인기있는 경기를 경쟁적으로 중계함으로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선호를 막는 것은 오래된 소비자 불평중 하나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명분아래 허용된 방송채널 확대가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실감하게 하는 예이다. 미국 상업 방송들의 호들갑을 볼때마다 왜 한국의 정책결정자들이 민간방송에 미련을 두어야 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왕 「다양한 채널」을 만들었다면 미국방송들처럼 스포츠중계권의 적절한 배분의 관례라도 확립시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올림픽의 경쟁적 중복중계는 여론만으로 결고 고쳐질 수 없다. 엄청난 광고시장을 일방적으로 버릴 기업은 없다. 정치인들은 문제를 알면서도 영향력을 쥔 방송사의 비위를 상하지 않으려고 개입하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시민 스스로가 소비자 운동을 통해 방송위원회 등에 부단한 압력을 가함으로써 방송계내의 질서가 형성되도록 중재역할을 해야한다. 진정한 소비자단체라면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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