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섬진강댐 올스톱/용수부족에 조업단축도 급증/곳곳 제한급수… 농작물피해도 확산불볕더위는 기승을 더해가는데 물은 턱없이 부족해 난리들이다. 덩치 큰 댐들이 바닥이 드러날 만큼 물이 줄어 발전량을 줄이고 있고 저수지도 물이 부족해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광명,인천 등 수도권 일부 도시지역에서는 수돗물이 부족해 격일급수가 실시됐고 울산 등 공단지역에서는 공업용수가 모자라 조업기간을 단축하는 공장이 늘고있다.
수년만의 최악이라는 가뭄을 참으로 기다렸던 여름장마가 비를 뿌리지도 않은채 맥없이 사라짐에 따라 앞으로 총체적인 물부족 사태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남부지방에서는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등의 피해가 확산,농민들을 울상짓게 하고 있다.
물부족 사태의 심각성은 용수공급원인 댐물이 급속히 줄고 있다는 사실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건설부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한강,낙동강,금강,섬진강 등 4대강에 있는 9개댐의 평균저수율은 지난달 30일 현재 평균 38%로 예년의 56∼58%보다 현저히 낮고 그 격차가 매일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섬진강댐은 댐용량의 17.6%밖에 물이 차지않아 가뜩이나 가뭄에 시달리는 호남 남부지방에 원활한 용수공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섬진강댐의 수위는 1백74m로 이미 발전이 가능한 수위 1백75m보다 낮아져 시간당 3만4천㎾의 시설용량중 2만㎾만 공급하고 있다. 41만2천㎾로 남한 최대의 수력발전 능력을 가진 한강의 충주댐도 저수율 34.1%에 수위가 1백18m로 발전가능 수위 1백10m에 근접해 전력을 30만㎾로 줄여 발전하고 있다. 낙동강의 합천댐은 저수율이 24.8%에 불과하고 수위가 1백43m(발전가능수위 1백40m)로 떨어져 발전능력은 10만㎾이지만 6만㎾만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물이 부족해 발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수력전력량은 총생산 능력 2백40만㎾의 12.5%인 30만㎾에 달라고 있다. 전국의 전력수요량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데도 물이 부족해 능력만큼의 전력도 생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수공급에서도 섬진강 댐은 하루의 가뭄피해가 늘어나 물부족에도 불구하고 초당 방류량을 최근 25∼30톤에서 42톤으로 늘렸다. 이에따라 앞으로 섬진강댐이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간은 70일밖에 되지 않는다. 70일동안 비가 안온다면 섬진강댐의 용수공급 기능이 중단되게 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의 저수량으로는 10월까지 용수공급이 가능하고 연례적으로 8,9월중에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비가 늦어지면 섬진강 등 일부 지역에서 전력 생산뿐 아니라 용수공급에 이상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미 일부 남부지방에서는 그동안 장마속에서도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논·밭이 거북이 등 처럼 다시 갈라지고 있으며 애써 가꿔온 작물들이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지역에서는 물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수돗물을 제한급수하는 지역이 늘고있다. 광명은 지난달부터 격일 또는 3일에 한번 꼴로 급수가 중단돼 불볕더위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인천·수원·미금 등에서도 격일제 급수가 12시간 급수나 시행되고 있으며 고지대나 관말지역에서는 밤을 새워 물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울산은 지난달 25일부터 하루 12시간만 수돗물이 공급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격일제로 물이 나오고 있다. 울산지방은 특히 공업용수도 턱없이 모자라 조업기간을 단축하는 공장이 많은 실정이며 일부 업체들은 강물을 퍼다가 공장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건설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7월중에 비가 많이 내려 물사정이 좋았으나 올해는 7월중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총체적인 물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8월중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수돗물·농업용수·공업용수 등 모든 물사정이 극히 심각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동안 정부가 민생문제에 얼마나 소홀히 했는가가 이번 여름에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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