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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선정”에 설득력 부족/「제2이동통신」업체 1차심사발표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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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선정”에 설득력 부족/「제2이동통신」업체 1차심사발표 안팎

입력
199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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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 평가내용등 비공개/“이미 내정” 짜맞추기 의혹「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을 것인가」

29일 선경 코오롱 포철이 「6공 최대의 이권사업」인 제2이동통신 이동전화사업부문의 1차심사를 통과한 컨소시엄으로 확정돼 이같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들 3개 컨소시엄의 1차심사 통과는 탈락한 업체에 비해 외형상의 준비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와 특혜설이 엇갈리면서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체신부의 사업후보자 발표에 대해 「객관적 평가에 의한 합리적 결정」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이미 내정된 수순대로 가는 과정」이라는 반응이 상반되고 있다.

체신부는 이번 발표에서도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온 「공정한 평가」에 의해 1차심사 통과업체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체신부는 지난달 26일 선경 등 6개 컨소시엄의 사업허가 신청을 받은 이후 근 한달동안 보안을 유지하며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1차 평가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자격심사반 계량평가반 비계량평가반 등 3개반 1백9명의 심사평가단은 허가신청법인의 결격사유 여부를 심사하고 97개 평가항목과 항목별 가중치에 따라 계량평가와 비계량평가로 나누어 신청서류를 심사했다.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비계량부문의 평가위원으로는 한국통신학회와 관계연구기관의 추천을 받아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선임했으며 신청법인과 특수관계에 있거나 공정한 평가를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인사는 제외했다고 강조했다.

체신부가 29일 밝힌 신청법인별 종합득점표는 각 컨소시엄의 성적을 수치화해 서열을 매김으로써 일면 체신부가 강조하고 있는 공정한 평가를 설명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영업계획 기술계획 등 3개 심사·평가분야에 대한 각 컨소시엄의 점수를 매기고 이에따라 등수별로 서열화,실력위주로 사업후보자를 추려냈다는 것이다.

특히 항목별로 심사위원 5명이 독립적으로 평가한 점수중 최고치와 최저치를 배제하고 나머지 점수를 대학입시의 예능계 실기고사처럼 합산 평균해 해당항목의 점수로 삼았기 때문에 특정기업을 선정하려는 의도는 개입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만으로는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대한 의혹이 불식되지 않고 있다.

체신부가 발표한 종합득점표는 전날까지만해도 체신부가 『절대로 밝힐 수 없다』고 공언했던 것이었으나 정확한 득점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가자 태도를 바꿔 공개한 것이며 이 때문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점수누설은 체신부가 특정기업의 득점이 월등히 뛰어나자 이를 고의로 홀려 선정의 당위성을 인정받으려 했다는 의도로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내정설을 가시화시킨 것이라는 주장이다.

점수누설이 「단순한 개인적 행위」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공정한 평가를 위해 고도의 보안을 유지해왔다는 체신부의 공언에 커다란 상처를 주는 것이다.

또 체신부가 평가항목 내용과 항목의 가중치 부여기준을 밝히지 않는 것도 석연치 않은 태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즉 부문별 순위는 밝히면서도 왜 그 컨소시엄이 1위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3개 컨소시엄측의 불만도 이런점 때문에 불거지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평가항목의 내용을 조작,내정해둔 컨소시엄을 합법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특히 평가항목별로 가중치를 적용함으로써 심사위원들이 각 분야에서 공정한 평가를 한다 하더라도 결과는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방침이 발표됐을 때부터 제기된 특정기업과 대통령,정치실력자와의 관계와 6공말기에 서두르는 사업추진이라는 뿌리깊은 의혹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체신부는 통과된 3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8월3일부터 2차평가에 들어가 빠르면 8월 중순께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누가 결정되는 「진정한 공정평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따르지 않은한 제2사업자 선정은 앞으로 많은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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