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난망… 내홍희석도 겨냥/민자/대표회담·홍보전 양면대처/민주/따돌림 충격 “들러리 안선다”/국민민자당이 29일 8월 임시국회 단독 소집을 전격 결정함으로써 양 김 회담 성사여부를 놓고 다소 유동적이던 정국은 급냉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국민 양당은 이날 긴급 총무접촉을 갖고 민자당의 단독국회를 다수당의 횡포라고 규정,야공조로 대응책을 모색키로 했다.
따라서 정국은 여야가 「제갈길」을 가는 가운데 경색과 파행의 모습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또 경색정국의 「유일한 출구」로서 양 김 회담문제를 협의해왔던 민자·민주 사무총장은 비공개 접촉을 갖고 상호 입장과 진의를 타진했는데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양 김 회담의 전망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때문에 정국의 꼬인 가닥이 언제 어디서부터 풀려나갈지를 점치기는 매우 어렵게 됐다.
○…민자당이 야당측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8월 임시국회를 소집키로 전격 결정한 것은 내외적 상황을 동시에 고려한 국면전환책으로 우선 풀이된다.
민자당은 당초 야당측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가급적 동시 등원의 모양새를 갖추려 했으나 양 김 회담 가능성이 점차 불투명해지는 등 상황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강공법의 정국 타개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당 지도체제 개편문제를 둘러싼 내홍도 일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박희태대변인은 『민주·민주 대표회담 성사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더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키로 했다』면서 『의원총회에서도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하자는게 총의였다』고 말하고 있다. 즉 민자당으로서는 국회정상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다 회기 30일의 개원국회를 소진한 이상 설사 단독 국회가 될지라도 어느정도 등원명분이 축적됐다고 보는 것 같다.
특히 자치단체장선거 시기를 둘러싼 여야대치를 해소하는 뽀족한 방안이 마련될 수 없다는 현실인식도 「단독국회」 결정의 한 배경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JP대표 유보」 방침에 따른 당내갈등이 증폭되고 있는것도 새로운 부담요인으로 등장한만큼 김영삼대표로서는 이를 시급히 진정시켜야할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지도체제 개편 방향은 이미 지난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사실상 그 윤곽이 확정됐기 때문에 김종필 최고위원의 양해를 구하는 길외에 다른 방도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회운영을 부분정상화해서라도 당정의 관심을 의정활동 쪽으로 돌린다면 어느정도 내홍의 희석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민자당은 1일 본회의를 소집한뒤 3일께 상임위를 구성,이미 제출해놓은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각종 계류법안을 강행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김용태총무는 『야당몫의 상임위원장은 비워두더라도 3일까지는 상임위를 구성할 생각』이라며 『국민당도 당장은 불참을 결정했다지만 어차피 들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자당이 이처럼 강경자세로 급선회한 것은 대권가도에 임한 김 대표의 정치 시간표가 충분히 고려된 결과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8월말께 당 지도체제 개편작업을 마무리,「김영삼총재」 체제를 출범시킨뒤 곧바로 선거대책 본부를 발족시켜 정국을 대선분위기로 몰고가겠다는 구상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차딘체장 선거 문제 및 지도체제 개편 등 당안팎의 실질현안을 어떤 형태로든 일정기한내에 매듭지어야 하고 결국 「김영삼식」 강공법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민자당은 국회대정부 질문 및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국민관심을 지자제 문제 밖으로 돌릴 수 있으며 여기에 올림픽 특수 분위기까지 가세해줄 경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민자당의 임시국회 단독 소집 강행에 대해 『마침내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하면서도 아직까지 그 진의가 분명하지 않은만큼 좀더 시일을 두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상오의 당무회의도중 민자당의 단독국회 강행결정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대체로 세갈래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당 관계자들은 민자당이 이미 국민당과 8월 임시국회소집을 합의해놓고 명분용으로 양 김 회담을 제의했다가 「합의국회」를 전제로 김대중대표가 적극 수용의 태도를 보이자 서둘러 본래의 의도대로 단독국회 강행 방침을 표면화 했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민자당의 저의가 분명해진만큼 대표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 명분을 최대한으로 뺏고 민지당이 끝까지 지자제법 개정안 등의 단독처리를 시도할 경우 실력으로라도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 깅하게 일고있다.
한편으로 민자당이 당내갈등을 희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국회」를 선택했다고 보는 견해로 민자당이 내홍을 덮으려고 돌발적 대야공세를 계속한다면 이를 막기위해서라도 장외공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관측을 바탕으로 대표회담의 성사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한편 이날 민자당과 사무총장 회동을 통해 의중을 타진한데서도 볼 수 있듯이 진의파악에 우선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으로 국민당과 보조를 같이해 민자당의 단독국회를 적극 저지할 계획인데 국민당만 묶어두면 민자당이 결코 무리하게 단독국회를 강행한다해도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많을 것이라는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국민당은 민자당의 단독국회 소집에 대해 『관행과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당은 민자당의 이번 결정을 『당리 당략에 따른 다수당의 비도덕적 횡포』라고 규정,향후 정국운영에 있어 강경대응해 나갈 태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당은 특히 민자당의 이번 결정이 3당간에 국회 정상화 논의가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점을 중시하고 있다.
더욱이 국민당이 적극적인 국회참여 의사를 밝혀 놓았는데도 민자당이 이같은 결정을 한데대해 충격을 받은듯하다.
국민당은 일단 민자당의 이같은 돌출행동을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희석시키려는 당내용 포석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회문제에 당력을 집중시켜 민자내부의 계파갈등을 덮어두려는 김 민자대표의 고육책으로 보는 것이다.
국민당은 이와함께 민자당이 올림픽 분위기를 틈타 지방자치법 등 민감한 현안을 단독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이같은 판단아래 국민당은 민자당의 이번 소집요구를 「당리당략」으로 몰아세우며 『의미없는 국회에 들러리를 설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있는 것이다.
국민당은 그러나 전날까지만해도 국회정상화를 외치다 다시 민주당과 함께 민자당 단속소집을 거부하는 입장에 서게된 것이 갈팡질팡 하는 모습으로 비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관련,김정남총무는 『정치권의 협상은 어떤 원칙보다 중요한 의회주의의 대전제』라며 『우리 보고 혼을 빼놓고 몸만 들어오라는 소리냐』라고 민자당 단독소집에 대한 거부배경을 밝혔다.<정진석·이재열기자>정진석·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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