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 내용도 공개 대외 공동대처/소모적경쟁 “끝”… 업계협력 확산될듯금성사와 삼성전관은 28일 양사가 배타적으로 보유해온 TV브라운관,액정표시장치(LCD) 등의 관련분야 특허기술 8천여건(금성사 4천여건,삼성전관 4천여건)을 아무런 조건없이 3년간 무상 사용키로 하는 상호특허공유계약(크로스 라이선싱)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날 상오 서울 삼성동 무역회관에서 김태준 특허청장과 회사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합의서에 공식서명했다.
양사는 또 앞으로 3년간의 계약기간 동안에 각사가 취득하는 모든 특허도 서로 무상사용키로 하고 향후 운용상황을 보아 계약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양사는 또 지금까지 기업비밀사항으로 밝히기를 꺼려해온 외국기업과의 특허분쟁협상 내용을 상호 공개,특허권을 무기로 한 외국의 통상압력에 공동대응키로 했다.
국내 대기업간에 이같은 특허공유계약이 맺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으로,관련업계에서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라이벌기업인 삼성과 금성이 이번에 기술공유에 합의한 것은 나날이 치열해지는 기술무역전쟁시대에 국내 동종업체간의 과다한 소모전이 「공멸」의 지름길이라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 전자산업의 기술수준은 미,일 등 외국선진기업과 비교할때 상당부분에서 아직도 낙후된 현실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선진국 기업들이 우리기업들의 추격에 위협을 느껴 핵심기술 이전을 회피하고 있으며 일부 외국기업들의 기술이전시 엄청난 로열티를 요구하거나 특허권침해 제소를 하는 등 무차별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우리기업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모적인 내부경쟁을 거듭해왔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상대방 기업이 이미 개발한 기술은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개발하거나,외국에서 사올 필요가 없게 됐다. 그만큼 불필요한 연구개발투자 부담을 덜게 돼 이들 양사는 앞으로 상대기업의 장점을 활용하는 보완적인 기술개발에 전념,대외기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양사의 이번 합의는 국내기업간 기술제휴에 의한 보완협력관계가 다른 업체,업계에도 확산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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