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참모들 사사건건 대립/일부의원도 선거의식 등돌려요즘 미 공화당의 중진들 사이에는 「56대 28의 인기격차」에 대한 우려와 자탄의 소리가 높다.
최근의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공화당후보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28%에 머물고 있는데 반해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56%를 웃돌고 있다. 이런 심각한 인기격차를 과연 공화당이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더욱이 부시의 지지율이 급전직하 하면서 공화당은 자중지란의 적전분열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대선을 3개월 남짓 앞둔 공화당 지도부의 우려는 정권상실의 심각한 위기감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반증하듯 백악관 참모진간의 불화,중진의원들의 이탈,보수적 지지층의 동요가 표면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시의 백악관 참모들이 티격태격하고 있어 분열의 골을 깊게하고 있다. 스키너 실장이 보좌관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고 있는데다,선거전략·경제정책·일정에 이르기까지 보좌관들의 대립이 끊이지 않고있다.
특히 지난 6월 실업률(7.8%)이 발표됐을때 백악관 참모진의 분열상은 극에 달했다. 7.8%는 80년대이래 최악의 수치이며 5월보다도 0.3%가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캘리포니아(9.5%) 뉴욕·뉴저지(9.2%) 일리노이(8.5%) 등 산업지대의 실업률이 평균치를 웃돌고 있어 부시재선가도에 최대장애가 되고있다.
따라서 백악관 참모들은 선거전략의 제1순위를 「고실업률 타개」에 두고있다. 그러나 전망에서 대책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불협화가 빚어지고 있다.
스키너 비서실장과 브래디 재무장관 등은 『어려울때 일수록 부정적 전망을 해서는 안된다』며 부시의 자신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반면 댄 퀘일 부통령과 마이클 보스킨 경제보좌관은 『대통령이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는 진지함을 보여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타개책을 놓고서도 퀘일과 보스킨은 과감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잭 캠프 주택 및 도시개발장관과 막후실력자인 리처드 다먼 예산국장은 현 정책의 고수를 고집하고 있다. 다먼 국장은 『선거기간중 경제정책을 대폭 바꾸면 보수진영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선거유세일정과 부시의 이미지 포장작업을 둘러싸고 책임전가식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당초 백악관팀은 대통령을 선거전의 진흙탕에서 벗어나 초연하게 보이도록 하는 「로즈가든 작전」(장미의 정원)을 택했다. 즉 상호비방전은 삼가고 대신 케네벙크포트나 파인데일목장에서 낚시·승마하는 모스바을 보여 여유있는 이미지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이 「무책임한 대통령」쪽으로 악화되자 스키너 비서실장과 로버트 터너 선거대책본부장 그리고 헨슨 무어 비서실 차장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싸움이 벌어졌다.
측근들이 대립하자 부시는 최근 사석에서 종종 화합을 강조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부시가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을 선거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배경에는 이같은 참모진의 분열이 깔려있다. 스키너 비서실장은 전임 비서실장인 수누누가 독선때문에 물러났음을 고려해 보좌진의 민주적 통솔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스키너의 방식은 기대와는 달리 「사공이 많은 백악관」을 만들고 말았다.
백악관 상황이 악화되자 공화당의 하원의원들도 흔들리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전당대외(8월17일) 조차 불참할 조짐이며,대선과 함께 치러질 하원선거를 의식해 부시와 가능한한 거리를 두려하고 있다.
프레드 그레디의원(아이오와주)은 『공화당의원들은 부시때문에 자신들의 인기마저 하락하는데 분개하고 있다』면서 『반부시 움직임이 있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윌리엄 댄메이어의원(캘리포니아주)은 『백악관은 보수지지층의 이탈을 해명해야 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일부의원들은 익명을 요구하며 『부시가 후보를 포기하고 대타를 내야한다』고 까지 말하고 있는 형편.
이에 반해 로버트 돌 상원의원(원내총무)은 『지금은 무조건 답할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중진들이 단합하고 전당대회를 전후해 의미있는 정책을 제시하면 국면을 역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단합을 호소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전체적 분위기는 비관적이다. 심지어 레이건 전 대통령마저 부시의 손을 치켜 들어주지 않고 있다. 레이건은 부시의 선거자금 모금행사에도,유세에도,지원인터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레이건의 침묵을 보라. 그것이 바로 공화당의 현주소』라고 꼬집고 있다.
이런 이유때문에 『부시의 재선을 위협하는 적은 클린턴보다는 자중지란』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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