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축”… 「지자제 정국」 새국면/여 변칙처리 저지 “시간벌기”/민주/“파행 양 김 책임론 해소” 반겨/민자교착정국의 타개와 관련해 주목을 끌던 김영삼김대중 양 김 대표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자치단체장 선거에 대한 태도변화가 없는 한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꿔 자치단체장 문제를 우회해 사실상 조건없이 양 김 회담에 응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였고 민자당 역시 이같은 민주당의 태도변화를 반기고 있다.
양 김 회담의 성사가 자치단체장 선거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와 정국 정상화에까지 이어질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나 정국이 꼬이는 쪽에서 풀리는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희망이 갖게 하는것만은 틀림없다.
민주당은 27일 그동안 양 김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왔던 「자치단체장 연내 실시보장」 카드를 현저히 후퇴시킴으로써 회담성사를 위한 적극적 태도를 표명했다.
김대중대표는 이날 상오 최고회의에 앞서 이기택대표를 따로 만나 『민자당이 자치단체장 선거 연기를 위한 지자제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변칙처리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경우 김영삼 민자당대표와의 회담을 통해 지자제 문제와 국회정상화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데 이어 이날 낮 여의도 P음식점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는 『여당이 3당 합의없이 8월 임시국회를 강행하지만 않는다면 김 민자 대표와의 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이 일부의 강한 반론에 부딪쳐 즉각 당론으로 굳어지지는 못했지만 결국 그것은 시간문제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일단 「조건없는 양 김 회담」을 선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은 그동안 양 김 회담의 조건으로 「자치단체장 선거 연내 실시 보장」 또는 「최소한 연내실시 불가태도의 변화」를 요구해왔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한 태도변화로 지자제 문제와 양 김 회담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고 불 수 있다.
김 대표의 대표회담에 임하는 입장변화는 정국의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여론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올림픽 분위기를 틈타 여당이 단독국회를 강행해 지자제법 개정안을 변칙 통과시킬 수도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된 「시간벌기」의 측면이 우선 강한 것 같다.
즉 정국타개를 위한 의지를 과시하는 두 사람의 견해차이로 국회정상화가 불발하더라도 지자제법의 단독 처리를 막고 책임을 면할 수 있으며 그때가서 국회 정상화와 지자제의 연계여부는 다시 고려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노원을 당락 번복으로 지자제 실시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고조돼가고 있다고 판단해오던 참이었다.
따라서 민주당이 굳이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일조를 한 것 같다.
민주당의 양 김 회담에 대한 적극적 태도와 관련,정가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지자제에 대해 신축적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확대 해석이 일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민주당이 8월에 이 문제를 풀지못하면 9월의 정기국회때까지 정국경색이 계속될 것이고 이 경우 대선구도 자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지자제 해결에 신축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양 김 회담에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지 지자제에 대한 입장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측 얘기는 양 김 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과 회담에서의 지자제 문제 논의자체가 지자제 공세의 일환이라는 얘기이다.
○…민자당은 27일 민주당 수뇌부가 양 김 회담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선보인데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치단체장 선거의 연내실시를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민주당의 강경자세에 비추어볼때 고무적인 입장변화라고 보고 있으며 8월 임시국회의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고 판단하는듯 하다.
민자당은 그동안 총장·총무간 실무접촉과 물밑대화를 꾸준히 병행해오면서 민주당측의 자세변화 가능성을 어느정도 감지해 온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물론 두 김 대표간의 직접 대좌방식이 교착정국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최선의 해법이란 공감대가 우선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단체장 선거문제에 대한 고삐를 풀지않고 있는 민주당도 장기간의 「국회실종」에 따른 공동책임문제를 크게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민자당은 다음주초께 양 김 대표 회담이 성사돼 국회정상화의 기틀이 마련됨으로써 「정치실종」에 따른 비난여론의 표적이었던 정치권,특히 양 김씨의 정치적 부담을 어느정도 덜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당은 민주당의 태도에 관계없이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또한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8월 국회에서 대법관 임명동의안 등은 물론 상임위 구성까지도 응한다는 방침을 보여왔다.
국민당의 이같은 입장은 국회정상화에 대한 여론의 기대치가 높다는 자체 판단외에 제3당으로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당내여론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당은 민자·민주 양당이 8월 국회에 합의할 경우 반대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 된다. 다만 국민당은 8월 국회를 결정하는 방식이 이미 지난 21일 김영삼·정주영대표 회담에서 제의한대로 3당 대표 회담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국민당과의 1차회담이후 민주당과의 대표회담도 모색해온 민자당에 불쾌한 감정을 갖고있는 국민당으로선 3당 대표 회담이 아닌 민자·민주 양당만의 합의로 8월 국회를 도출해낼 경우 민자·국민 2차 대표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황영식·이재열기자>황영식·이재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