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뇌물만 적발 “초라한 결과”/약무행정 구조적 비리 외면 인상/타제약사 수사확대 안해 형평잃어안필준 보사부장관의 전격적인 수사의뢰에 따라 50여일간 징코민 메틸알코올 검사의혹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27일 『동방제약과 보사부 공무원간의 구조적 유착관계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이번 사건은 결국 해명성 수사로 일단락됐다.
검찰의 수사결론은 이미 지난달 11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메틸알코올 잔류검사 및 발표과정에 의혹과 혼란을 일으킬만한 「실수」는 있었으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고의적·구조적 비리는 없었다』고 밝혔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검찰이 당초 설정한 수사 목표는 ▲징코민 제조공정상의 문제점 ▲국립보건원의 검사과정 및 검사자료 사전유출경위 ▲제조·검사과정에서 보사부 공무원과 제약업체간의 구조적 유착비리 규명 등이었으나 제조·검사과정의 의혹이 「해소」된만큼 의혹을 둘러싼 비리도 당연히 있을 수 없게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를 그대로 인정한다해도 50여일간 전국의 은행을 대상으로 관련자 19명의 예금계좌를 추적한 결과 동방제약 박화목사장(50)이 보사부공무원 1명에게 5백만원의 관행적 뇌물을 건네준 사실밖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설명은 형식적인 해명성 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징코민사건이 표면화된 이후 안 장관이 『부임 초기부터 보사행정에 석연치못한 구석이 많은 걸 느꼈다』고 실토했듯이 약무행정을 둘러싼 구조적 비리는 국민 모두가 느끼고 있던 공공연한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범죄사실을 특정할만한 아무런 근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의뢰에 따라 성급하게 수사에 착수,애초부터 수가가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검찰의 변명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수사초기 검찰고위 관계자가 『보사행정이 마비되고 보사부 직원들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된 점 등을 고려,다른 제약업체들에까지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사건을 조속히 매듭짓겠다』고 밝힌데서 알 수 있듯이 검찰은 당초부터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할뜻이 없었다.
이에따라 동방제약은 매출액 격감 등 엄청난 피해를 당한 반면 은행잎 추출물인 「기넥신」을 제조하는 선경제약은 이 약품에서 메틸알코올이 검출됐는데도 수사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형평을 잃은 결과를 낳았다.
재야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즉흥적인 수사요청을 성급하게 받아들여 형사부가 아닌 특수부에 배당,수사초기부터 동방제약과 보사부공무원 등 19명의 은행예금계좌를 압수수색하는 등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데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애초부터 파문의 확산을 우려한 검찰이 해명성 수사를 전제로 모양갖추기식 수사를 벌인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검찰의 최종수사 결과는 보사부와 제약업체간의 구조적 유착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밝히고 있지만 보사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재학기자>고재학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