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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의원들은 책임 없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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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의원들은 책임 없나(사설)

입력
1992.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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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열렸던 14대 개원국회는 공전으로 30일간의 회기를 허송세월하고 28일 문을 닫는다.작년 정기국회가 끝난지 무려 반년만에 처음 열린 국회였고 새정치를 표방한 14대의 첫 국회였지만 한달간이나 되는 회기를 아무일도 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까먹고 말았다.

해놓은 일이라고는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한 것이 전부였다. 상임위원장도 뽑지 못해 의원들의 상위배정도 못했으니 활동은 커녕 원구성작업조차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폐회되고 마는 것이다.

국민들이 볼때에는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정치가 파행으로 흐른다고 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든다. 지금까지 지내온 파행의 행로도 그렇지만 개원국회 폐회이후에 벌어질 사태를 상상해보면 더욱 암담하다.

8월 임시국회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소집되어 봤자 7월 국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많은 것같다.

민주당이 불참하고 민자 국민 양당만으로 국회를 이끌어 간다해도 그 모양은 말이 아니게 우스운꼴이 될것이다. 그런 모습의 국회라면 차라리 소집하지 않는편이 나을 것이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가 9월 정기국회까지 공전과 파행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여야간의 감정대립이 그대로 계속된다면 정기국회마저 거덜나는 사태가 오지 말란법이 없다. 만일 그런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보통일이 아니다.

국회는 있어도 있으나 마나,열려도 열리나 마나 하는 장기공백상태가 1년이나 간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야 정당대표나 지도자라는 사람들에게는 그동안 기회있을때마다 「큰 정치의 신사고로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열라』고 되풀이해서 호소해 보았지만 들은척 만척이다. 반성은 커녕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이다.

그런 지도자들에게 보다는 이제부터 국민을 위해 백의종군하고 있는 평의원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지도자가 능력을 잃으면 당연히 나서야할 선량이고 국민의 대표들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국회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인가,아니면 정치인을 위해 있는 것인가. 대통령선거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인가,아니면 몇몇 후보들을 위해하는 것인가. 정치인들이 그들의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을 위해 정치와 국회를 이꼴로 만들어도 좋은 것인가.

3·24총선 유세장에서 국민 앞에 공약할 당시의 심정으로 돌아가 각자 의원들은 스스로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당직자가 아닌 평의원 조차도 이런 문제를 남의일처럼 외면한다면 우리는 일반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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