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독재정권일 수록 가장 공을 들여 강화하는 기구는 주민을 탄압하고 감시하는 정보기구·보안기구다. ◆오늘날 북한의 양대정보 및 보안기구는 국가정치 보위부와 사회안전부. 이들은 원래 1947년 2월 북조선인민위원회 직속하에 설치된 보안국서 출발하여 73년 새헌법 제정과 함께 오늘처럼 강화된 것. 소위 반김일성 분자 색출·감시를 주임무로하는 이들 기구는 오래전부터 불시체포 연행 투옥 추방 처형 등을 일삼아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돼오고 있다. ◆북한의 정보기구를 처음만든 창안자인 방학세가 지난 18일 78세로 평양에서 병사했다. 연해주에서 재소한인 2세로 출생한 방은 부모와 함께 중앙아시아로 강제 추방당했다가 한국계로는 유일하게 소련정보기관인 게 페우(KGB 전신) 직속 정보학교를 졸업한후 KGB서 장교로 근무하던중 8·15후 허가이 등 소련파 인사와 함께 입북했다. ◆그는 정보기구 창설과 함께 정보처장 보위국장 사회안전상 내무상 등을 지내면서 김일성의 1급 하수인이 되어 박헌영 등 남노당과 연안파 숙청 및 방호산 김웅 쿠데타기도 적발 등에서 잔혹한 솜씨를 발휘했고 50년대 후반엔 같은 소련파 숙청도 지휘하여 소련파의 구우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6·25땐 서울에 내려와 요인납북을 지휘했다. 방은 최고정보책임자로 있는 동안 김일성과 북한 내부에 관한 기밀을 정기적으로 옛상전인 소련의 KGB에 보고했는데 나중에 이를 안 김은 측근들에게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지만 뒷배경(KGB)이 워낙 튼튼해서…』라며 이를 갈았다는 뒷얘기다. ◆북한의 중앙방송은 방의 장례식이 20일 박상철부주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뒤 애국열사릉에 안치됐다고 보도했다. 김일성으로서는 악역을 수행한 충복에게 대우를 한셈이나 방의 손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원혼들은 저승에서 그를 어떻게 맞이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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