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정의인가/흑인 사형수 처형/인종편견인가/“종신형 백인과 형평 어긋난다”/반/“총격 충돌질 공범… 형집행 당연”/찬오는 7월30일,유타주 오그덴 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처형될 흑인 사형수 윌리엄 앤드루스(37)를 위한 막바지 구명운동은 무위로 돌아간듯 보이지만 그가 저지른 「죄」와 받아야할 「벌」 사이에 과연 균형이 이루어졌는가라는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앤드루스는 74년 발생했던 이른바 「하이파이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돼 오랜 재판을 거친후 사형을 언도받았다. 그러나 앤드루스는 자신과 이 사건의 주범으로 1977년에 이미 총살형을 당한 데일 셀비 피에르가 백인 경관들에게 체포된후 백인 검사에 의해 기소됐으며 전원이 백인으로 이루어진 배심원들의 유죄평결을 거쳐 역시 백인 판사로부터 사형판결을 받았다고 지적,「인종주의적 편견」에 근거해 내려진 형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억울해한다.
『같은 교도소내에도 10명의 백인 살인범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사형대신 종신형을 살고 있다』고 꼬집는 앤드루스는 『피부색에 따른 이중 잣대의 사법적 정의』를 성토한다. 그는 여러 흑인의 무고한 생명을 앗은 백인 살인범들도 버젓이 종신형을 살고 있는데 사건현장에 같이 있었을 뿐 직접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던 자신이 왜 사형집행을 눈앞에 두게 됐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영화와 책으로 전국에 소개된바 있는 「하이파이 살인사건」이 재판과정에서 과연 인종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짚어보기 위해서는 74년 4월22일 유타주 오그덴시의 「하이파이숍」에서 발생한 사건의 전모를 살펴야 한다.
사건당일 하오 6시,두대의 밴에 분승한 6인의 흑인들이 막 문을 닫으려는 하이파이 상점으로 들이 닥쳤다. 이들은 13∼20세 사이의 백인 종업원 세명과 이들을 데리러 온 두명의 남녀 보호자들을 감금한채 잔인한 「놀이」를 시작했다. 일당의 두목격인 피에르는 이들에게 막힌 하수구를 뚫는데 사용되는 세제를 마시도록 강요했으며 그중 한명의 귀에 볼펜을 박아 넣었고,어린 소녀를 강간한뒤 5인 모두에게 총을 발사해 그중 세명을 절명케 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2인중 한명은 뇌기능이 손상됐고 한명만이 완전히 회복됐다.
아들을 잃은채 목숨을 건지 오렌 워커는 『직접 방아쇠를 당긴 인물은 피에르지만 세제를 마시게 하고 총격을 가하도록 충돌질을 해댄 장본인은 앤드루스』라고 주장하며 그의 형집행은 예정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백인이 94%를 차지하는 반면 흑인은 전체 주민중 0.7%에 불과한 유타주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피에르와 앤드루스는 사형을,다른 두명은 단기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두명은 무죄로 풀려났다.
1977년,미국의 사형제도가 부활한뒤 형이 집행된 1백76명중 37%는 흑인이었고 이들중 84%가 백인을 살해한 살인범들이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앤드루스의 주장처럼 사법적 정의가 피부색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손과 발목에 수갑을 차고 시멘트벽에 연결된 쇠사슬로 허리가 묶인채 처형의 날을 기다리는 앤드루스가 독물 주사를 피할 방도는 없을 것 같다.<유에스에이 투데이="본사" 특약>유에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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