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지금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파행정국의 책임은 여야의 두 김씨에게 있다.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와 민주당의 김대중대표 두사람이 바로 오늘날의 한국정치를 이끌어가는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금년 상반기에 완료되어야할 특별·직할시장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선거가 실시되지 않고 있는 무법 불법상태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기현상도 그들의 책임이다. 국회가 있어도 있으나 마나,열려도 열리나 마나한 기인한 사태도 김씨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더욱 기이한 것은 두 김씨가 전혀 책임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로가 상대방이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부족과 부덕의 소치라고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여기서 우리 국민은 더욱 낭패감에 안타까워한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뉘우치지도 못하는 이들을 정치 지도자로 모시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 난감한 것은 이들이 바로 다음 대통령의 유력한 후보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김씨들중에서 다음 대통령이 나온다고 가정할 때 국민들은 억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야 그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책임을 다소나마 느끼는 모양이다. 두 김씨가 만나서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는 얘기가 들리는걸 보니 말이다. 그러나 두 김씨가 만나는 것도 요즘의 여름날씨를 방불케한다.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흐렸다 갰다 비가왔다 하면서 변덕을 부리는 기상도처럼 두김 회담의 전망도 될듯말듯 낙관과 비관이 날마다 교차하고 있다. ◆남북간에도 국무총리와 부총리들이 서울과 평양을 왔다갔다 하는 판인데 두 김씨가 만나는 일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치를 이모양 이꼴로 만들어 놓고 국민에게 부끄럽고 죄스럽지도 않단 말인가. 둘이서 만나는 일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대통령 하고 싶으니 표달라고 돌아다닐 염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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