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봅시다” 최 부총리에 인사/언론보도엔 예들어가며 “불쾌감”북한의 최고위 경제관료로는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한 김달현 북한 정무원부총리는 방문 마지막날인 25일에도 최각규부총리 면담,롯데백화점 방문,최영철 부총리겸 통일원장관과의 오찬,기자회견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동안 비안와 다행”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25일 상오 8시55분께 김 부총리를 숙소인 힐튼호텔로 예방,지난 20일 과천 정부청사에 이어 두번째로 공식대좌.
김 부총리가 묵은 객실 1층의 응접실에서 남북 부총리들은 약 5분간 날씨 등을 화제로 환담.
최 부총리가 『복중에 오셨는데 날씨가 덥지 않은 듯 해서 다행』이라고 말을 건네자 김 부총리는 『그동안 비가 안온게 다행』이라며 『오늘까지 비가 안오면 우리일행이 온 이후로 한번도 비가 안오는 셈』이라고 맞장구.
그러나 최 부총리는 『김 부총리가 오시자 장마전선이 올라가서 북에까지 단비를 내려줘서 모든 것이 잘되는 것 같다』며 이번 서울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잘 풀려 나가기를 기대하는 희망을 피력.
이어 최 부총리는 『오늘 올라가실적에는 평양까지 바로 가시느냐』고 물었는데 김 부총리는 『올때와는 달리 당일에 들어간다』며 개성에서 1박하지 않고 막바로 평양으로 갈 계획임을 표명.
이날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김태연 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장이,북한측에서 정운업 삼천리 총회사총사장,김동국 정무원 책임지도원,림태덕 대외경제협력추진위 서기장 등이 배석.
○…이어 김 부총리 일행은 상오 10시35분께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강진우사장의 안내로 35분간 10층 식당가부터 지하 1층 식품상가까지 각 매장을 관람.
김 부총리는 가전제품 매장에 들러 『연간 매상액이 얼마냐』 『상품메이커들과 계약주문 하는가,아니면 롯데 자체상품인가』등을 질문.
○롯데백화점 둘러봐
지하 식품코너에서는 『돼지고기,쇠고기도 수입하는가』를 물어보고 강 사장이 북한상품코너에서 북한산 인삼주를 소개하자 『(지난 19일 잠실 롯데월드 방문때)이미 봤다』며 그냥 지나쳤다.
개관한지 30여분밖에 안된 이른 시간이어서 매장이 한산하자 김 부총리는 『규모는 큰데 왜 손님이 이렇게 적으냐』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강 사장이 『대부분 하오에 쇼핑한다』라는 답변을 듣고 고개를 끄덕.
또 『평일의 고객은 보통 10만명 수준이며,오늘같은 주말에는 21만명 가량 찾아오고 있다』는 설명에 놀라는 눈치.
11시5분께 롯데호텔 앞에서 그랜저승용차에 탑승한 뒤 차창을 내리고 강 사장에게 『명함이 있으면 한장 달라』고 요청.
한편 롯데백화점측은 김 부총리 일행에게 롯데전자의 소형카셋라디오,만년필,메리야스,양말 등 롯데브랜드 상품을 선물.
○기자회견 속전속결로
○…하오 2시께부터 시작된 기자회견은 기자들이 먼저 질문하고 김 부총리가 한꺼번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약 20분간 힐튼호텔 지하 1층 연회장인 볼룸C에서 속전속결로 진행.
대부분의 기자들은 김 부총리가 약속시간 보다 5분가량 늦게 나온데다 답변마저 알맹이가 없이 불충분하고 일방통행식 이어서 불만을 표시.
김 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남한동포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한다고 누차 강조.
그러나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모 조간신문의 이날자 기사내용을 구체적인 예로 들면서 강한 불쾌감을 표현.
김 부총리는 기자들의 6∼7개 질문에 한두서너마디의 짤막한 말로 인사말에 밝힌 내용을 부언.
특히 시범사업에 핵문제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핵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은 철저하게 회피하려는 인상.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내외신기자 약 1백명이 나와 촉각을 세웠는데 김 부총리가 산업시찰 등 방한소감을 묻는 추가질문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뒤 서둘러 자리를 뜨자 아쉬워하는 모습.
○…기자회견을 끝낸지 30여분 뒤인 하오 2시55분께 김 부총리 일행은 호텔 1층 로비에 환송나온 최각규부총리를 보고 『뭐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라고 반갑게 인사하고 악수를 나눈뒤 곧 바로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편으로 3시 정각 판문점으로 출발.
떠나기 직전 승용차 앞에서 김 부총리는 최 부총리에게 『정말,감사합니다. 고향에서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인사.
최 부총리가 『수고 많았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답례하자 김 부총리는 큰 목소리로 『안녕히들 계십시오』라고 말한 뒤 환송나온 사람들을 향해 오른 손을 흔들어 답례.
또 출발직전 우리쪽 한 기자가 『남포나 해주합작공장과 금강산 개발사업 가운데 어떤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질 것 같으냐』고 묻자 최 부총리를 가리키며 『최 부총리에게 물어보라』고 답변.
승용차가 입북길에 오르자 호텔 앞에 있던 관계자,시민,호텔 직원 등 1백여명은 박수를 치며 전송.
○“국장동무” 농담도
○…김 부총리 일행은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환송나온 한갑수 경제기획원차관 등 우리측인사와 친숙해진듯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잠시 환담.
앞의 테이블에 놓여있던 다과를 들며 김 부총리는 특히 시찰기간 수행해준 경제기획측 인사들에게 감사하며 나서 『가까워지니 자꾸 국장동무라고 하게되누만』이라고 농담.
김 부총리 일행은 10여분정도 우리측 환송인사와 환담을 나눈뒤 하오 4시15분께 우리측이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북으로 귀환.<김경철·신효섭기자>김경철·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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