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 유고 휴전감시안 상의없이 처리하자 반발/유럽국 아주문제엔 소극적 자세에 불만작용도【뉴욕=김수종특파원】 재임 6개월을 겨우 넘긴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이 최근 일부 국제문제 처리과정에서 안보리 이사국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뉴욕 타임스지에 따르면 갈리 사무총장과 안보리 주요이사국은 지난 17일 유럽공동체의 중재로 마련된 보스니아 휴전감시방안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발단은 영국의 유엔대표 데이비드 하나이경이 갈리 사무총장과 사전 상의없이 유고휴전 감독업무를 사라예보주둔 유엔평화유지군에 부여키로 발의,동의를 얻는데서 비롯됐다.
갈리 총장은 이 결의안에 대해 평화유지군은 인원 및 경비면에서 EC휴전안 준수업무를 감시할 여력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와함께 절차상 하자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측은 갈리 총장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22일 저녁 외무장관 더글러스 허드를 유엔에 보내 갈리 총장을 달랬으나 갈리 총장은 그와의 대화에서 보스니아휴전을 위한 유엔평화유지군의 비용을 어떻게 염출할 것인가를 따지며 유엔 이름으로 그 많은 돈을 추가로 마련할 수 없다고 버텼다.
또 다른 배경에는 안보리가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내전에는 소극적이면서도 남부 유럽국가인 유고분쟁에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는게 유고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이들은 갈리 총장이 아프리카문제에 소홀한 안보리가 아프리카문제에 비하면 『배부른 사람들의 내전』인 유고내분에 많은 경비와 정력을 쏟는데 과연 타당하냐는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갈리 총장은 개인적으로 안보리 이사국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다. 반면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은 또 그들대로 갈리 총장에게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갈리 총장이 유엔에서 다룰 주요사안을 유엔 대표들을 무시한채 당사국 외무장관과 직접 담판하는데서 나오는 불만이다.
유엔사무총장과 안보리 이사국들은 이전에도 갈등과 반목속에서 조화를 이뤄왔다. 양측은 가능한한 갈등을 감추기 위해 노력해온게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갈리 총장과 안보리 이사국간의 불협화음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 앞으로 이같은 반목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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