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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폭탄테러」 발생/바르셀로나 오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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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폭탄테러」 발생/바르셀로나 오륜 “비상”

입력
199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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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계기 「민족간 분열」 분출조짐/스페인 당국·조직위 초긴장 상태인류의 제전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개막으로 스페인이 옛 영광의 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잠재해 있던 여러 민족간의 분열음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25회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바르셀로나 서쪽 60㎞ 지점의 소도시에서 24일 발생한 가스관 폭탄테러 공격으로 보안당국 및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이 초긴장상태에 빠져있다.

경찰은 일단 이 사건의 배후로 극좌단체인 그라포(GRAPO)를 지목하고 있지만 바스크 과격단체나 카탈루냐 분리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는 카탈루냐인의 경우 이번 올림픽에서 스페인 표준어 외에 카탈루냐어를 올림픽 공용어로 채택시키는데 성공할 정도로 독립욕구가 강하다.

스페인의 치안불안은 기본적으로 유럽의 변방에 위치한 이 나라가 수많은 이질적인 중족,언어 및 풍습으로 뒤섞어져 있다는 역사적 배경에 그 원인이 있다.

원주민은 이베리아인이지만 뒤이어 들어온 켈트족과 게르만족,로마인,아랍 및 아프리카인들로 복잡한 흔혈상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표준어는 로마식민지 시대에 들어온 스페인어지만 지방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고유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바스크인들은 켈트인들 보다 앞선 이베리아인들의 후예이며 아베리아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 이들은 역사시대 초기부터 소공화국을 세워 특수한 부족법인 푸에로스에 따라 수장을 선출하고 가부장적 공동체를 선출하고 가부장적 공동체를 유지하는 등 모든 면에서 「유럽의 고도」로 인식돼 왔다.

2차 대전전의 스페인 내전에서는 많은 민족들이 자치를 인정해 주겠다는 공화파에 달라붙다가 독재정권인 프랑코와 손을 잡은 나치공군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이때 역사적인 성지 게르니카도 폭격을 당했다. 프랑코정권은 강권으로 중앙집권을 실시하며 자치나 독립을 주장하는 민족을 철저히 탄압했다.

75년 프랑코 사망 이후 스페인 정부는 77년 10월 처음으로 카탈루냐의 자치정부수립을 용인했다. 이를 계기로 각 지방의 자치권요구 운동이 고조돼 79년 10월에 바스크와 카탈루냐 양지방에 행정·경찰·징세 등의 자치권까지 확대되는 등 지금까지 17개 지방의 자치권이 허용된 상태다.

그러나 스페인은 아직도 테러리스트들과 싸워야하는 몇 안되는 유럽국가중의 하나다. 특히 바스크지방에서는 한정적인 자치에 불만을 품은 과격단체인 「자유조국 바스크」(ETA)가 이번 올림픽을 바스크문제를 전세계에 알리는 호기로 삼이 테러를 선언하고 나섰다.

여기에 이번 가스관 폭발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극좌 「10월1일 파시스트저항그룹」(GRAPO)과 극우 「반공사도동맹」(AAA)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스페인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전세계인의 단합된 모습과 화려한 축제 뒤에 도사린 내부분열이라는 상반된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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