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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푼 의혹 계속 수사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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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푼 의혹 계속 수사를(사설)

입력
199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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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보사땅 사기사건에 대한 수사전모를 발표했다. 검찰이 수사 초기부터 배후인물 부재를 성급히 선언해왔던 만큼 「6공 최대의 사기사건」도 일반의 예상대로 결국은 「배후없는 권력층 빙자 2단계 단순사기」로 해명성의 결말이 났다. 아울러 그동안 입을 닫고만 있던 국방부가 뒤늦게나마 일부 유감표명을 했고,제일생명 하영기사장과 국민은행장이 사임하거나 사임하도록 하는 등 사건을 조기 매듭지으려는 수순이 동시에 집행되고 있음도 주목된다 하겠다.이번 사건의 엄청난 사기규모와 성격,그리고 발표된 수사전모를 보노라면 한마디로 「어이없는 사건의 결말」이라는 국민적 허탈감 밖에 남는게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기총액 6백60억원은 월 1백만원 봉급자가 한푼 안쓰고 5천년을 꼬박 모아도 채울 수 없는 까마득한 액수이다. 그런 거금의 사기극을 좌절감에 쌓인 육사출신의 예비역대령 군무원을 주범으로한 고교 중퇴의 가짜 철학박사·국졸의 목수출신 등 2개파 일당 12명(3명 미체포)만으로 배후없이 간단히 해치울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당한 상대가 토지투기의 도사요 막강한 정보력을 자랑하는 제일생명이라는 굴지의 보험회사였으니 누구인들 어이없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놀랄만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이 처음부터 배후 부재결론을 내려놓은듯 해왔던 것은 의혹을 되레 증폭시켰고,의혹 풀기의 핵심을 쥔 하 사장이나 조양상선그룹 박남규회장에 대해 검찰이 감싸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준 것도 사실이었던 것이다.

국민들이 어이없어 한 것은 놀랍기도 하지만 하지만 쉽사리 납득할 수가 없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을 근본 해결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과제가 아직도 남아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가 의혹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기에 수사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기당한 돈의 행방이 밝혀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아직 미진한 제일생명측의 거래성사 확신배경을 계속 캐내어,국민적 의혹을 충분히 씻어내고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일당중 3명을 더 잡아야 하고 기소한 일당 9명에 대해서도 추가혐의가 있으면 조사를 계속해야 한다.

둘째,대형사건에 나서는 검찰의 수사자세에 근본적으로 고칠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 수사과정에서 의혹이 증폭된 원인중에는 실제적 진실을 캐내어야 할 검찰이 오히려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배후없는 단순사기쪽으로 성급히 결론을 내렸던 점이 크게 작용했음을 검찰은 자성하고,신뢰받는 검찰상 정립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이번 사건발생의 배경이 된 국방부 군토지 행정의 불투명성이 하루빨리 개혁·공개되어야 한다. 넷째로는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보험회사 등 대기업의 불법·탈법적인 부동산투기의 양태와 은행의 허술한 예금관리 등에 대한 조속한 개선책과 금융실명제 조기실시의 필요성도 두루 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 엄청난 좌절과 의혹만을 남겼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분위기 쇄신과 가치관 정립이 급하다는게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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