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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대표 청와대오찬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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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대표 청와대오찬 녹음

입력
199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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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기업활동 위축” 재계 한목소리/“대북 투자분위기 성숙… 과당경쟁 없도록”/“대기업 상호보증 동결 시기조정 안되나”노태우대통령은 23일 낮 청와대에서 30대 그룹대표들을 초청,오찬을 함께 하며 정부의 경제운용 기조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경제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2시간10분간 계속된 이날 오찬에서 노 대통령은 그룹대표들에게 경제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문제점 등을 물었고 이들의 질문에 기탄없이 답변하며 건의도 받았다.

▲노 대통령=오늘은 안팎 경제사정에 대해 직접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특히 항간에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안정이냐 불황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준성 대우 회장=경제의 문제점을 딱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경제성장률,수출실적,시장다변화 등을 보면 경제가 안정추세인 것은 사실이나 수출채산성이 안맞고 특히 금리가 높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선 금리를 내려야 하며 장기침체로 중병을 앓고 있는 주식시장도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금리가 최근에는 좀 내렸습니다만 경쟁상대국에 비하면 여전히 높습니다. 제 생각에는 고금리가 금융산업의 낙후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금융정책만으로 금리를 하향유도하기는 어렵습니다. 금융구조의 획기적 개선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GNP 등 경제규모에 비해 통화량이 선진국의 3분의 1정도밖에 안될만큼 적어 통화량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정부의 임금 안정의지가 강해 올해 기업의 임금인상률이 평균 10% 이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임금을 5% 이내로 억제하다보니 중소기업의 임금인상 억제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경제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서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근검절약의 기풍을 정부가 앞장서 조성해야 겠습니다.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자동차 수출의 경우 미국의 시장은 많이 빼았겼습니다만 유럽쪽에는 수출이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신장세입니다. 수출시장이 잠식당하는 이유는 제품에 대한 정성이 부족한데도 있으나 고금리로 인해 채산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박성용 금호그룹 회장=대기업 상호지급 보증을 동결하겠다는 정부정책은 경제적으로는 타당하나 꼭 이 시점서 해야하나 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물론 경제정책의 결정에는 정치상황도 고려해야 겠습니다만(이 부분에서 노 대통령은 정치와 경제가 상호 연관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

▲구자경 럭키금성그룹 회장=일본은 최근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소비재산업 등을 중심으로 북한에 진출,현지의 노동력을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그 방법은 정부가 나서 북한에 공단을 조성한후 공정한 투자조정을 거쳐 민간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단후보지로는 남포가 거론되고 있으나 사회간접시설이 불비한 만큼 원산이나 해주가 좋을 것같고 특히 38선 부근에 공단이 조성되면 우리측 사회간접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노 대통령=김달현부총리도 내려왔으니 이제 대북한투자가 불안한 차원,믿을 수 없는 차원은 넘은 것같습니다. 그러나 북한투자에 있어 과당경쟁 등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정부는 그동안 건설 경기가 과열되어 경기규제정책을 써왔습니다만 이제 성장률이 3∼4%로 떨어진만큼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어 규제를 완화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러시아 진출에 대한 견해는 어떻습니까.

▲장치혁 고합그룹 회장=정치와 경제불안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풍부한 자원,내수시장의 잠재력 등을 볼때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거점확보 차원에서 연해주공단 등에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 대통령=옐친 대통령의 방한이 러시아와의 경협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것입니다.

일본 대만 등도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등 증시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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