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무원들의 해외연수가 시작된 것은 지난 77년부터다. 3차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진행되면서 국력신장이 어느정도 이뤄졌을 무렵이다.공무원들의 중핵인 사무관(5급)·서기관(4급)들을 구미선진국의 대학과 전문기관 등에 파견,연수교육을 시킴으로써 국가행정의 동량들을 양성한다는 뜻에서였다.
이렇게 시작된 공무원 해외연수는 1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2년제 장기연수·6개월 미만의 단기 그리고 3∼4주짜리 단체해외훈련 등으로 다양화 됐다.
이와같은 각종 연수형태로 우리보다 앞서가는 선진각국에 가서 행정제도와 선진기술을 연구하고 체험하며 배워온 공무원들이 지난해말 통계로 3천명을 넘었다. 정확히는 2년 장기연수자가 1천98명,단기 및 단체훈련자가 1천9백36명이다. 올해만도 장기연수자 1백10명이 이미 나갔거나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총무처의 금년도 공무원 해외연수 예산총액이 50억원에 달하는 것만봐도 공무원 해외연수는 주요역점사업의 하나임을 짐작케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식의 공무원 해외연수는 사무관 중심의 중간간부직과 어학실력 등으로 해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주로 혜택을 받게된다는 폐단이 불가피하다. 총무처는 그래서 올해부터 6급(주사) 이하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도 1주일 안팎의 해외시찰을 시켜 선진행정의 실태와 행정서비스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해외견문기회를 확대키로 계획했다는 것이다.
중앙부처하위직은 총무처가 직접 맡아하기로 해 7백명선으로 확정,2백10명이 이미 일본·대만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15개 시·도는 총무처의 방침에 따라 내무부가 지침을 내려 시·도별로 추진해 경남도의 1진이 이미 갔다왔고 경기도가 곧 출발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동과 구 등의 일선공무원 5백76명을 갑작스럽게 일본에 해외연수 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해서 언론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당한 「사건」도 알고보면 총무처의 방침과 내무부의 지침에 따라 여타 시·도와 똑같이 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준비에 착수,시찰인원 3백20명·기간 6박7일·대상국 일본·7월∼10월간에 22개반으로 나눠 시행키로 하고 이달중에 1진을 출발시킬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 6월26일 시장이 교체됐고 새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누락된 동에 1명씩을 추가,대상인원이 2백56명이 늘어난 것이 변동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시금고인 상업은행에서 시찰비용을 염출하려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창구직원 해외시찰 여행은 사전계획없이 갑작스럽게 또 시장이 바뀌었다해서 추진한 것으로 몰아붙일 수 만은 없는 일인 것 같다. 사무관 이상 고위직 위주의 장기연수 위주에서 탈피,하위직 특히 민원창구 공무원들에게도 주마간산식이나마 해외견문 기회를 준다는 총무처의 연수계획 보완도 긍정적으로 볼만 하다. 그것이 대선을 겨냥한 얄팍한 계산이 개재된 것 아니라면 말이다.
나는 서울시를 변호해야할 입장에 있는 사람은 결코 아니다. 다만 시정에 대한 올바른 홍보는 시정의 한부분이라고 늘 생각하는 편이다. 사실과 달리 보도됐다면 뒤늦게라도 사실을 밝히는 노력이라도 해서,시민들이 시정에 대하여 품게될 오해나 불신의 소지를 없애도록 하는것이 시정책임자들의 의무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공무원들,특히 일선 시·도와 창구 공무원들도 이제는 맡은 일에 소신을 갖고 누구와도 대등한 자세로 적극 홍보도하고 떳떳하게 행동해야할 때가 된것이 아닐까. 그렇지 못한 공무원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해외연수든 시찰이든 견문을 넓힐 기회가 더욱 절실한 이유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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